홍명보호, A매치 2연전서 '0골 5실점' 처참한 성적표
일본은 스코틀랜드 이어 잉글랜드 격파…두 경기 '무실점'
스리백 완성도 차이 커…다년간 담금질한 일본 우위
가동 1년도 안 된 홍명보호 스리백 전술은 '우왕좌왕'
3백 쓰다가 망할 뻔했던 '아모링 시절' EPL 맨유 떠올라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개막을 3개월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른 A매치 2연전를 전패로 마감했다.
유럽 원정으로 진행된 이번 A매치에서 한국은 지난달 28일 영국 밀턴케인스에서 코트디부아르에 0-4로 완패한 데 이어 이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에 0-1로 졌다.
2경기 동안 한국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5골을 내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이 A매치 2연패를 당한 건 2023년 6월 우루과이(1-2), 페루(0-1) 이후 약 3년 만이다. 2경기 연속 무득점은 2019년 10월 북한(0-0), 레바논(0-0), 11월 브라질(0-3) 이후 약 6년 만이다.
같은 시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일본은 A매치 2연전에서 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가 아시아 국가에, 그것도 안방에서 패한 건 사상 처음이다.
두 경기를 모두 적지에서 치른 일본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짠물 수비를 자랑했다.
결과는 다르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센터백에 2명이 아닌 3명을 배치하는 스리백 전술을 가동한 건 닮았다.
그런데 일본은 '톱니바퀴' 조직력으로 찬사를 받았고, 한국은 '모래알' 조직력으로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첫 유효 슈팅을 결승골로 연결하며 잉글랜드를 꺾는 역사를 썼다.
후방에 무게를 둔 일본은 조직적인 압박으로 잉글랜드의 공세를 막아낸 뒤 전반 23분 정확한 역습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우측으로 공을 이동하며 잉글랜드 수비의 시선을 끌었고, 반대편에선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가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간 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갈랐다.
수비 상황에서도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수비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하며 잉글랜드에 쉽사리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윙백이 미드필더 지역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윙포워드가 중원으로 내려와 중원에서 숫자가 부족하지 않다. 이 역시 오랜 기간 발을 맞춰온 결과다.
반면 한국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점유율에서 45%-55%로 근소하게 뒤졌지만, 슈팅 숫자에서는 11-5로 앞섰다.
그러나 일본처럼 약속된 패턴으로 이어지는 역습이 아닌 긴 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빌드업으로 일관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손흥민(LAFC)이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으나, 최근 소속팀에서 필드골이 없는 손흥민의 슈팅은 모두 불발됐다.
일본과 한국 모두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리백을 주요 전술로 삼은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번 A매치에서 드러난 양국의 전술 완성도 차이는 꽤 컸다.
2018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모리야스 일본 감독은 다년간 스리백을 담금질해 왔다. 시행착오를 통해 이제는 몸에 맞는 옷을 찾은 느낌이다.
2024년 8월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2025년 여름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가동했다.
스리백은 매일 모여 훈련하는 클럽팀에서도 완벽히 정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전술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후벵 아모링 전 감독이 스리백을 고집하다가 강등권까지 추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다 마이클 캐릭 감독이 소방수로 부임해 4백으로 전환한 뒤 지금은 2025~2026시즌 현재 EPL 3위에 올라와 있다.
선수들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힐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월드컵을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잘 안되는 전술이 본선에서 갑자기 잘 먹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홍명보호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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