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따박따박 돈 들어와요"…루닛, 美진출 2년만에 안착

기사등록 2026/04/02 09:30:00

미국 시장, 의료 기술 상용화·시장 규모에서 글로벌 표준

볼파라 인수 통한 영업망 및 영업맨 확보로 경쟁력 강화

美서 구독형 매출 구조 정착…年 1억장 이상 데이터 확보

[서울=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유방암 검진 솔루션 기업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를 인수한 지 만 2년을 맞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사업 기반 마련 후 주류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루닛 제공) 2026.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미국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의료 기술 상용화와 시장 규모 측면에서 글로벌 표준이 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내 의료AI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질적인 매출과 점유율로 존재감을 증명한 곳은 루닛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유방암 검진 솔루션 기업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를 인수한 지 만 2년을 맞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사업 기반 마련 후 주류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닛이 미국 시장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볼파라 인수를 통한 '영업망 및 영업맨'의 확보이다. 인수 당시 볼파라 솔루션을 도입한 미국 내 유방촬영 기관은 2000곳이었는데 현재는 3500곳 이상에서 사용 중이며, 이는 미국 전체 시장의 약 40~50%를 차지하는 점유율이다.

과거 국내 기업들이 미국 병원 하나하나를 뚫기 위해 수년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루닛은 이미 구축된 볼파라의 인프라 위에 자사의 판독 AI 솔루션을 바로 얹는 교차 판매(Cross-sell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매출 규모가 성장할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루닛은 미국 국방보건국(DHA)에 100억원 규모의 유방암 검진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400여 개 클리닉을 운영하는 미국 서부 지역 최대 규모의 의료기업 인터마운틴 헬스, 미국 11개 주에서 약 175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대형 이미징 체인 사이먼메드 이미징, 미국 47개 주에서 150여 개의 이미징센터를 운영하는 아큐민, 미국 전역에서 40개 이상의 이미징센터를 운영하는 레졸루트 등 대형 영상 네트워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공 및 민간 의료 분야에서 사업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루닛의 미국 성공은 재무 구조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일회성 판매 방식이 아닌, 사용량에 따라 매달 비용을 받는 구독형(SaaS) 매출 구조가 정착되면서 현금 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는 루닛의 2026년 말 EBITDA 기준 흑자 전환의 목표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EBITDA는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재무적 성과 외 얻은 특별한 가치는 쌓여가는 데이터이다. 루닛은 볼파라를 통해 연간 1억 장이 넘는 미국 현지 유방 촬영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루닛 AI가 서양인과 동양인 모두에게 작동하는 진단 능력을 갖추게 하는 밑거름이 되며, 향후 보험 수가 적용 및 신규 솔루션 출시 시 경쟁사들과 차별화 요소가 될 전망이다.

크레이그 헤드필드(Craig Hadfield) 루닛 인터내셔널(구 볼파라) 대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방암 진단에 필요한 모든 AI 제품을 갖추게 됐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한 공급사에서 모든 AI 제품을 살 수 있게 되면 편리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존 볼파라와 루닛의 새로운 AI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의료AI 기업들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제품 인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인허가 획득 이후에도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 의료 시장은 규제와 인증, 병원 네트워크 확보 등 진입 장벽이 높고, 특히 현지에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실질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미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거두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루닛의 사업모델은 국내 의료AI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시장에 안착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루닛은 북미 및 중남미 지역 매출 증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미주 지역을 대상으로한  세일즈 전문 조직을 마련하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5년 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루닛 인사이트 Risk 제품의 FDA 허가를 필두로, 유방암 검사부터 판독, 치료, 추적 관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제품의 보험 적용을 추진함으로써 비교 우위에 서는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루닛은 "향후 미국 시장에서 AI 기반 암 진단 솔루션을 확대하고 주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매출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미국 의료기관에서 축적되는 실사용 데이터와 의료 네트워크는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미국에서 AI 기술과 사업 모델이 검증될 경우 글로벌 시장 확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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