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추경 26.2조 투입…'고유가 부담 완화' 10.1조 배정[전쟁추경]

기사등록 2026/03/31 12:33:53 최종수정 2026/03/31 14:20:23

정부, 26.2조 규모 추경 발표…4월10일 국회 통과 목표

'고유가 대응'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에 15.5조

초과세수 중 9.7조는 지자체에 배분…1조 국채 상환도

'고유가 패키지' 마련…소득 하위 70%에 10만~60만원

청년 고용난 해소, 취약계층 민생 안정 위해 2.8조 투입

수출기업 정책금융 지원 확대…에너지 전환 가속화

"추경으로 성장률 0.2%P↑…국가채무비율 1.0%p↓"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03.3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등을 통해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고, 취약계층의 구매력을 높이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화폐 방식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실시된 두차례의 추경과 다르게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 없이 대부분의 재원을 초과세수로 조달한다. 이에 따라 추경 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은 오히려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3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은 올해 예상되는 초과세수(25조2000억원)와 기금 자체재원(1조원)을 활용해 26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 중 법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해야 하는 9조7000억원을 제외하고 16조5000억원을 중앙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획예산처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과 고유가·고물가에 대응해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원) ▲민생 안정(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원) 등 3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경 재원 중 1조원은 국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이번 추경안의 재원은 현 정부가 이뤄낸 경제 성장의 과실인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세수와 기금 자체 재원을 활용해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국민 부담을 최소화했다"며 "더 나아가 1조원의 국채를 상환함으로써 재정의 건전성 또한 지켜나가겠다는 책임 있는 정부의 모습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 1인당 10만~60만원 지급

정부는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를 마련했다.

전 국민의 유류비·교통비 절감에는 5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차질 없이 운영하고, 나프타 수급 위기 대응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K-패스 환급률을 한시적으로 확대(최대 30%p)해 국민 교통비 부담을 경감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중동 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커진 서민층에 대해서는 4조8000억원을 투입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유가 상승으로 지출 부담이 커진만큼 현금성 지원을 통해 구매력을 높여주는 조치다.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로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한다. 수도권은 10만원, 비수도권은 15만원, 인구감소지역 20만~25만원을 지급해 지방에 더 두터운 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 차상위·한부모가정은 35만~45만원, 기초수급자는 45~50만원씩 지원이 확대된다.

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복지 예산도 마련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한부모, 다자녀 등 기후민감계층 20만 가구에 대해서는 등유·LPG 에너지바우처 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농어민에 대해서는 면세유, 비료·사료 구매 지원 등을 통해 생산비 상승 부담을 완화한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이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03.31. ppkjm@newsis.com

◆취약계층 민생 안정 위해 2조8000억원 핀셋 지원

취약계층의 일상 회복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예산도 2조8000억원 규모로 반영했다.

저소득층 복지사각지대 완화를 위해 기본 생필품을 지급하는 '그냥드림센터'를 150곳에서 300곳으로 늘려 전국으로 확산한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구 등에는 긴급복지(131억원)와 돌봄서비스(99억원)도 추가 제공한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보증금의 3분의 1을 최소 보장하기로 했다. 위기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200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원자재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등 업계의 고용 안정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3만8000명에서 4만8000명으로 확대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지는 현재 10곳에서 15곳으로 늘려 추가 소득안정망을 구축한다.

청년층 고용난 해소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창업·스타트업 열풍을 조성하기 위해 유망 창업가 300명을 선발해 사업화자금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대기업과 연계해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K-뉴딜 아카데미'도 신설한다.

고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할인 지원도 추진한다.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800억원 규모로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추진한다. 경기침체시 가장 먼저 위축되는 영화·공연·숙박·휴가 등 문화·관광 분야 할인에도 재원을 투입한다.
[서울=뉴시스]

◆피해 기업 수출 바우처 지원 확대…에너지 전환도 속도

중동 사태로 피해를 입은 수출 기업 등에 대한 예산은 2조6000억원 규모로 반영했다.

수출 기업의 물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 바우처를 2배(7000→1만4000개) 확대하고, 기업의 대규모 자금 경색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수출 정책금융 7조1000억원과 관광업계 저금리 자금 약 3000억원을 추가 공급한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전환'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화석연료를 태양광·풍력 등으로 전환하기 위한 발전설비 지원은 9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와 운영에 참여하는 '햇빛소득마을'은 현재 150곳에서 700곳으로 대폭 확산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소규모 태양광을 보급하는 사업도 10만 가구, 250억원 규모로 실시한다.

문화산업 지원도 추진한다. 청년 콘텐츠 창업에 투자하기 위해 모태펀드에 500억원을 출자하고, 문화예술 사업자 대상 저금리 대출도 500억원 규모로 제공한다.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자금 지원을 320억원 확대하고, 영화산업에 대한 제작 지원도 현재 78편에서 130편으로 늘린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03.31. ppkjm@newsis.com

◆추경으로 올해 성장률 0.2%p↑…4월10일 국회 통과 목표

이번 추경으로 올해 총지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753조1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다만 기획처는 이번 추경이 대부분 초과세수를 활용하고 국채 상환도 1조원 규모로 이뤄짐에 따라,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0.1%p,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0%p씩 당초 전망보다 하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p 가량 높이는 효과를 내는 반면, 물가상승은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4월 10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를 마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박홍근 장관은 "지금 우리 경제에는 중동 지역 긴장 심화에 따른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급증이라는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 파도가 우리 국민과 경제에 미치기 전에 지체 없이 이번 추경안이라는 견고한 제방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적기에 추경예산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신속한 의결로 화답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당정협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유동수 의원, 한 정책위의장, 한 원내대표, 박 장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2026.03.26. suncho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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