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있다" vs "없다"…주도권 잡으려 판 흔드는 트럼프·이란의 '수싸움'

기사등록 2026/03/26 11:18:33 최종수정 2026/03/26 14:56:2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전용 헬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2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한 달째 지속 중인 이란 전쟁의 종식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지도부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이례적인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이란 측은 이를 즉각 부인하며 대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통상 분쟁 국가들이 휴전 협상 사실만큼은 인정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과 이란이 분쟁 해결을 위해 "매우 훌륭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4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를 안정시키고,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솔린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정치적 비판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론을 띄운 이후 국제 유가는 10%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효과를 거뒀다.

반면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25일 이란의 한 관리는 "미국인들이 사실상 자기 자신과 협상하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 입장에서는 유가를 높게 유지해 서방 국가들을 압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며, 국내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하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지에서 13일(현지시각) 열린 연례 쿠드스(예루살렘)의 날 집회에서 한 여성이 새로 선출된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6.3.14.
전문가들은 양측의 공개적인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개인을 통한 물밑 접촉은 계속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동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외적인 '입씨름'과는 별개로, 향후 며칠 내에 실질적인 휴전 논의가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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