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독 책임 첫 인정"…메타·구글 총 90억원 배상

기사등록 2026/03/26 10:47:13 최종수정 2026/03/26 13:46:24

메타 70% 구글 30% 부담해야…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인정

SNS 청소년에 유해한 앱 운영하면서도, 의도적으로 경고 안해

"중대한 진전…다만 '담배 소송'처럼 대규모 합의 이끌려면 부족"

[LA=AP/뉴시스]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아동을 의도적으로 중독시키고 해를 끼쳤는지 여부를 다투는 중대한 재판에서 증언한 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법정을 떠나고 있다.메타와 구글이 25일(현지 시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중독과 관련한 책임으로 총 600만 달러(약 9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2026.03.26.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메타와 구글이 25일(현지 시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중독과 관련한 책임으로 총 600만 달러(약 90여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1심(Superior Court) 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두 회사가 각각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앱을 운영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며 원고에 총 6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300만 달러의 손해 배상금과, 같은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합친 금액이다. 판사가 최종 배상액을 확정하면 메타가 70%, 구글이 30%를 물게 된다.

재판은 한 달 넘게 열렸으며,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심리는 40시간 넘게 열렸고, 배심원 12명 가운데 9명이 각 피고에 대한 모든 혐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의 원고 케일리(20)는 메타·구글이 의도적으로 무한 스크롤, 좋아요, 푸시 알림 등 중독 기능을 설계해 어린 시절 우울증, 성착취 등 정신 문제를 겪게 됐다고 주장했다. 스냅과 틱톡은 재판 시작 전 원고와 비공개 금액으로 합의했다.

피고 측은 원고의 정신 문제가 불우한 가정 환경 등 다른 요인 때문이고 사용자들을 위한 안전 장치가 마련됐다며 반박했으나, 배심원단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배심원단들은 케일리가 시청한 특정 콘텐츠 내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통신품위법 제230조에 따르면, 기술 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에 게시된 제3자 콘텐츠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이번 판결은 콘텐츠 내용보다는 SNS의 앱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해설된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오른쪽)가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청소년 SNS 중독' 소송 심리에 출석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2026.02.11. photo@newsis.com

원고 측 변호인단은 판결 후 성명을 내고 "수년간 SNS 기업들은 중독성 있고 위험한 앱 디자인 특징을 숨긴 채 아동들을 타깃 삼아 이익을 취해왔다"며 "오늘의 판결은 업계 전체에 보내는 국민 투표와 같고 이제 책임 추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피고 측은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항소 등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앤디 스폰 메타 대변인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단 하나의 앱과 관련 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호세 카스타네다 구글 대변인도 "유튜브는 (텔레비전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지 SNS가 아니"라며 배심원단이 유튜브를 오해했다고 말했다.

발라노바 대학교 법학 부교수 피터 오머로드는 "중대한 진전"이라면서도 "명백한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담배 소송처럼 '대규모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피고가 항소심에서도 패하고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선도 재판(Bellwether case)으로 향후 SNS 중독 문제를 다루는 유사 소송에 영향을 큰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에만 약 3000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이다.

메타는 전날에도 플랫폼 관련 별개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뉴멕시코주 배심원단은 메타가 자사 플랫폼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아동을 위험에 노출시켜 주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총 민사 벌금 3억7500만 달러(약 5614억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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