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규제 한시 유예…휘발유값 가격 인하 기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5일(현지 시간) 긴급 면제 조치를 통해 에탄올 15%가 혼합된 'E15' 휘발유의 여름철 판매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통상 E15는 더운 날씨에서 스모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6월부터 9월까지 판매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리 젤딘 EPA 국장은 이날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CERAWeek'에서 "여름 운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휘발유 공급망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주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0~25센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약 34% 급등해 전국 평균이 갤런당 3.98달러 수준까지 올라선 상태다.
EPA는 연료 공급 차질 우려가 있을 경우 법적으로 여름철 E15 판매 제한을 면제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조 바이든 전 행정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년 유사한 조치를 시행해왔다.
E15뿐만 아니라 에탄올 10%를 함유한 'E10'에 대한 연방 제한 조치도 면제했다. 두 면제 조치는 5월 1일부터 발효된다.
에탄올 혼합 연료는 옥수수 등 농작물을 원료로 생산되며, 석유 소비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대안으로 활용돼 왔다. 실제로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정책 인센티브도 있어 일반 휘발유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환경적 논란이 있다.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휘발성이 높은 연료는 오존과 스모그 형성을 촉진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프라 한계도 변수다. E15는 일부 차량에만 사용 가능하며, 별도의 펌프 설비가 필요해 현재 미국 주유소 중 판매 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하 효과가 소비자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NYT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직 미 에너지부 고문 케이트 고든은 "이번 조치는 전략비축유 방출과 유사한 단기 대응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인 가격 안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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