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 트럼프 이란 침공 맹폭…"러시아처럼 美-유럽 관계 훼손" 경고

기사등록 2026/03/25 11:54:34 최종수정 2026/03/25 12:40:24

"국제법 위반…트럼프, 핵합의 깬 것부터 잘못"

[베를린=AP/뉴시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미국의 이란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균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에서 외교관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북)대서양 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갈등을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 단절에 비견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듯이 미국과의 관계도 그럴 만큼 균열이 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전쟁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란의) 임박한 공격'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당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합의)'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것을 지적했다. 당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2013~2017년 독일 외무장관으로 재직하며 그 협상에 직접 관여한 바 있다.

JCPOA는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고 서방은 이를 대가로 이란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협정으로, P5+1(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2015년 체결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이란 제재를 복원했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 전쟁은 정치적으로도 재앙적인 실수"라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힐난했다.

독일은 의원내각제로, 대통령은 상징적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발언은 독일 내에서 이란 전쟁과 대미 관계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그간 미·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대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최근에는 전쟁의 출구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비판적인 태도로 선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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