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리위, 김종혁에 '탈당권고' 징계
법원, 20일 金 제기 가처분 신청 인용
"징계 절차 하자…비례 원칙도 어긋나"
연속 인용…국힘 징계 정당성에 타격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 징계에 반발해 법원에 낸 가처분이 20일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당시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으며 징계의 수위도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이날 김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지난 1월 26일 탈당권고 의결과 지난달 9일 내려진 국민의힘 제명 처분의 효력이 본안소송 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정당의 자유, 당원에 대한 징계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이는 헌법이나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으로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면 그 징계처분은 위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징계 의결 및 제명 처분에는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양정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고, 채권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구체적으로 김 전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정당의 리더십을 혐오자극으로 공격하는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비난 행위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정당 내부에서 허용되는 상호 비판과 토론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제명처분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는 등 별도 절차를 갖추지 않은 점 ▲윤리위 규정에는 탈당권고 뒤 10일 이내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때 '제명 처분한다'고 규정돼 있고, '제명으로 간주한다'고 돼 있지 않은 점 ▲'탈당 권고'는 말그대로 권하는 것에 불과한 점 등 여러 절차상 하자들에 대해서도 법원은 조목조목 짚었다.
법원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결정문에는 '탈당권유'라고 계속 기재하고 있으나, 윤리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의결의 정식명칭은 '탈당권고'라고도 정정했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탈당 권유' 처분 뒤 열흘 내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제명 처리됐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19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은 분쟁 중인 권리관계에 대해 법원이 잠정적, 가정적으로 내리는 처분으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방치하면 권리자가 현저한 손해를 입을 경우 보통 제기된다.
지난달 26일 열린 법정 심문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과 국민의힘 양측이 징계의 정당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김 전 최고위원 대리인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지 당 대표나 채무자에 대해 혐오 표현을 하거나 비하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당원으로서의 생명줄을 끊는 제명에까지 이른 것은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징계한 것은 징계의 사유에 성립되지 않는다"며 "존재하지 않는 사유로 제명 처분을 한 것에 대해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대리인은 "김 전 최고위원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 와중에 언론 매체를 통해 일부 위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비난으로 윤리위 자체를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후 사정을 종합하면 징계가 타당하고 절차나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의 규정을 위반한 바 없다"고 징계가 적절했음을 항변했다.
법원은 지난 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을 인용한 바 있다. 배 의원에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의 가처분까지 인용되면서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 결정의 정당성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낸 가처분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접수됐다. 김 지사 가처분 사건 심문은 23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