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유명 친(親) 정부 인사가 정권을 ‘전범’이라 비판하는 성명을 낸 직후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1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그간 푸틴 대통령의 비판자들을 앞장서 공격해온 일리야 레메슬로 변호사가 지난 17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팔로워 9만 명)에 ‘내가 푸틴 지지를 중단한 다섯 가지 이유’라는 글을 게시했다.
크렘린궁 자문기구 위원 출신인 레메슬로는 푸틴의 최대 정적이자 반정부 운동의 상징이었던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를 앞장서 비판하며 친정부 지지층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를 내고 러시아 경제를 파탄 시켰다며 이를 ‘실패한 전쟁’이라 규정했다. 특히 그는 “푸틴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즉각 사임하고 전범이자 도둑으로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번 전쟁이 “오직 푸틴 개인의 콤플렉스를 위한 막다른 길”이라며 정권의 언론 탄압과 지도부의 과도한 부의 축적을 비판하기도 했다.
SCMP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매체 ‘폰탄카’를 인용해 레메슬로가 시립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병원 안내 데스크 측은 레메슬로라는 이름의 환자가 입원 중이며 소포 수령도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로이터는 레메슬로의 병원 체류 여부를 별도로 파악하지 못했으며, 폰탄카 역시 구체적인 입원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레메슬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입원 전 자신이 러시아를 떠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러시아 내부의 전쟁 지지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의 3월 조사에 따르면 평화 협상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67%에 달해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친정부 스피커였던 인물의 공개적 반기는 권력 내부에서도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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