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납품지연' 논란…"선금지급 방식 개선만으론 한계"

기사등록 2026/03/20 11:04:35 최종수정 2026/03/20 12:06:23

입법조사처, 철도차량 조달제도 개선책 분석

"입찰 구조 개선 필요…종합평가로 전환해야"

다원시스 도봉산~옥정 전동차 조감도(사진=다원시스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내 철도 운영사들이 철도차량업체와 계약한 열차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납품 지연' 문제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공공 계약 선금 제도를 개편했으나,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계약 시 기술과 가격, 이행역량, 과거 성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평가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5일 발간한 '철도차량 조달제도, 어떻게 바꿔야 하나' 보고서를 보면 최근 국내 철도 운영기관에서 노후 철도차량 교체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027년부터 수도권 1호선 등에 신규 전동차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며, 2024년 도입된 KTX-1도 2033년을 전후로 교체가 필요하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2025년 9월 말 기준 전체 열차칸 중 37.8%가 내구연한 25년을 초과해 교체가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철도차량 제작·조달 과정에서 납품이 지연되거나 품질관리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제작사의 계약 이행능력을 검증하는 시스템도 한계로 지목된다.

실제 철도 차량 제작사 다원시스가 코레일과 ITX-마음 철도차량 납품 계약을 맺었으나 절반 넘는 물량의 납품을 3년 가까이 지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제도 개선을 주문하면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공공 계약 선금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최초 계약금의 70%까지 지급 가능한 선금을 앞으로는 30~50%까지만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목적에 따른 선금 사용이 확인되면 단계적으로 70%까지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철도차량 입찰 방식인 '2단계 경쟁 입찰'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납품 지연과 품질관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2단계 경쟁 입찰 방식은 기술평가 이후 최저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데, 1단계에서 실시되는 기술평가가 일정 기준점수를 충족하는지 여부를 보는 수준으로 헐겁게 진행돼 업체 간 기술력·이행역량 차이를 변별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에선 기술평가 배점 조정, 감점기준 확대, 현장실사 도입·이행관리 강화와 같은 보완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낙찰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입찰가격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대안은 입찰 구조를 '종합평가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술 수준, 생산·품질관리 체계, 납기 관리 능력, 과거 계약 이행 성과 등을 가격 요소와 함께 점수화해 총점 기준으로 낙찰자를 결정하자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납기 준수율과 초기 고장률, 품질 안정성, 유지보수 성과 등 계약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핵심 지표를 체계적으로 축적·분석해 이를 차기 입찰의 기술평가와 종합평가에 연계하는 전 주기적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달 대상 차량의 특성과 기술적 복잡도에 따라 조달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보고서는 "철도차량 조달을 일률적으로 운영할 경우 사업의 위험 수준과 기술적 난이도를 충분히 반영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기술력이 요구되거나 신기술이 적용되는 열차의 경우 협상에 의한 계약 또는 경쟁적 대화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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