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ECB·스위스 등 주요국 잇따라 금리 동결
경제 성장 하향 조정에…금속 가격 전반 약세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국제 금값은 떨어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적(통화 긴축)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선물은 전장 대비 5.93% 하락한 온스당 4605.70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지난 7거래일 동안 6차례 하락 마감했으며, 지난 1월 말 기록한 최고치 5300달러 선에서 약 13% 떨어졌다.
국제 은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은 선물은 전장 대비 8.22% 하락한 온스당 71.2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은 가격은 지난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으며 낙폭은 약 20%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떨어지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중동 사태로 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일본·영국·ECB·스위스·캐나다 등 주요국들이 불확실성에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이지만 그 자체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이에 금리가 오를수록 투자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금값은 그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떨어졌다.
금값이 지난해 약 66% 오른 만큼 수익화를 위해 매도하거나, 미국 달러 가치 상승으로 다른 통화로 구매하는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져 금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킹스우드 그룹 투자관리 전무 폴 서가이는 CNBC에 "금이 한동한 호재를 입었으나 투자자들은 최근 상황으로 금 보유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자산을 매입할 자금을 마련하고자 안전자산인 금을 매도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공, 해운 항로가 막히면서 금 운송이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진정한 안전 자산을 보유하려면 실물 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떨어지는 것은 금·은 가격만은 아니다. 시장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속 가격 전반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백금, 팔라듐은 이달 들어 각각 17%, 15% 하락했으며, 산업용 금속 구리, 알루미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알루미늄 선물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돼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가, 런던 시장에서 이번 주 5.7% 하락했다.
상품 거래 회사 마렉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메이어는 WSJ에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 둔화 시 (금속)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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