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부패 등 직접수사 기능 완전 박탈
기존 수사는 모두 넘기거나 90일 내 마무리해야
정치운동 관여죄 신설 등 '견제 조항' 신설, 강화
특사경 지휘권 폐지 등은 위법수사 부작용 우려
與 보완수사권도 폐지 공언…檢 내부 반발 표출
당초 마련됐던 정부안을 두고 "검사가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여권 내 주장을 반영해 두 차례의 추가 수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감독, 영장 집행 지휘권 등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뤄질 쟁점이 아직 많지만, '수사·기소 총괄 기관'으로 여겨지던 검사의 위상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국회가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한 공소청법안을 기존 '검찰청법'과 비교하면, 검사의 직무에 관한 규정에서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 권한은 완전히 삭제됐다.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이 수사할 수 있었던 부패·경제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게 된다. 검찰은 기존에 수사 중인 사건을 모두 경찰이나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넘겨야 한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해 있거나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공소청이 90일 이내 수사를 끝내게 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종전에 수사 중인 사건을 6개월 이내 끝마치도록 정하고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수정하며 기간을 더 단축한 것이다.
검사의 직무 중 특별사법경찰관의 지휘·감독권을 삭제하고,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을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으로 수정하는 방안도 지난 17일 민주당이 공개한 최종 수정안을 통해 반영됐다.
추후 대통령령을 활용한 수사권 복원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 그 밖의 검사 직무에 대해서는 '법령'이 아닌 '법률'로 확정하도록 했다.
법안 속 '검찰(檢察)'이라는 명칭도 '검찰총장'이라는 공소청 수장의 명칭만 남고 모두 빠졌다.
상명하복 조직 문화의 근거라는 지적을 받았던 조항들도 정부안이 수정되는 과정에서 추가 손질됐다.
또 검사가 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가 아닌 '법률에 따라' 지휘·감독을 받도록 하고, 소속 검사의 직무를 다른 검사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의 위임·승계 및 이전' 권한을 검찰총장에게서 박탈했다.
이와 같은 대수술로 과거처럼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 전·현직 대통령까지 직접 수사해 재판에 넘기던 과거 검찰 조직의 위상 축소는 불가피하게 됐다는 평가다.
기소와 영장 청구권을 여전히 독점하는 만큼 권력기관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제는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기소하는 수준으로 권한이 축소돼 힘의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사의 기소 및 공소 유지 권한에 대한 한층 더 강화된 견제 장치도 담겨 있다.
각 광역공소청에 중대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 제기 여부를 심의하는 사건심의위원회를 둔다.
법무부가 진행하는 검사의 근무성적 평정 기준으로는 항고 및 재정신청 인용률과 사유, 기소한 사건의 법원 무죄 판결 비율과 그 사유가 명시됐다.
검사의 정치운동 금지 조항을 보다 구체화했으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는 '정치 관여죄'를 신설했다. 형사소송법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를 10년으로 못 박았다.
기존 검찰청 검사와 공무원을 공소청 소속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경과 규정인데, '등'이라는 표현 탓에 자칫 말 안 듣는 검사를 경찰로 강제 배치하게 되지 않겠냐는 비판이다.
이처럼 검사의 권한 범위가 축소된 가운데 1차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수사를 통제할 장치인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만여 명에 달하는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경찰 등에 대한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이 삭제된 채 법안이 통과되면서 1차 수사기관의 위법, 부실 수사를 시정할 방편을 섣불리 없애려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 소속 3년 차 김모 검사는 지난 18일 새벽 1시께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당장 10월에 공소청과 중수청이 분리되는 상황에서 '실체 진실의 발견'과 밀접하게 연관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보완수사 요구권이 여전히 추후 논의 예정이라는 사실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또 "판사와 변호사를 상대로 법정에서 다투어야 하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제한한다는 발상이 상식적인지 의문"이라며 "검사가 판례를 근거로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미이행하는 사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수없이 경험했다"고 우려했다.
대검찰청도 최근 일선 주요 검찰청에 보완수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요청하며 향후 이어질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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