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 대출 확대·도심 내 공급 집중으로 주거안정 이끌어야"(종합)

기사등록 2026/03/19 16:55:42 최종수정 2026/03/19 18:34:20

방송희 연구실장, 주택정책 세미나서 발표

"총량 늘었지만 서울은 체감↓, 가격 불안"

"청년층 주거·가구 형태 변화 등 향후 변수"

학계 토론…"생애최초 대출·도심 공급 늘려야"

[서울=뉴시스]방송희 한국주택학회 주택정책연구회 연구실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감정평가사회관에서 한국주택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주택정책에 대한 회고와 미래 방향' 세미나에서 발표중인 모습. 2026. 3. 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와 지속 가능한 복지, 금융 시장 안정성과 접근성의 균형을 향후 한국 주택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방송희 한국주택학회 주택정책연구회 연구실장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감정평가사회관에서 한국주택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주택정책에 대한 회고와 미래 방향'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방 실장은 지난 35년간 우리나라 주택 정책의 흐름을 ▲공급의 변화 ▲금융관리의 변화 ▲정책 목표의 확장 등 세 가지 큰 축으로 요약했다.

과거 절대적인 주택 부족기에는 대규모 택지 개발과 신도시 공급을 통한 총량 확대가 핵심이었으나 현재는 도심 내 고밀 재정비와 사업 속도 관리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금융 정책은 과거 주택 담보 가치 위주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과 대출 총량 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됐으며, 정책의 목표는 물리적 공급을 넘어 전세사기 예방 등 거래 안전과 취약계층 주거 복지로 대폭 확장됐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를 거치는 동안 지표상 주택 총량은 크게 개선됐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1995년 214.5가구에서 2024년 442.8가구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자가 점유율은 2016년 55.6%에서 2024년 58.4%로 완만하게 개선됐다.

다만 방 실장은 "전국 총량이 늘어도 서울과 수도권처럼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체감도가 낮고 가격 불안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관리 측면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이어지는 규제 체계가 자리 잡는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주택 시장 접근성이 제약되고, 금리와 대출 환경 변화가 주거 사다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점은 한계로 평가됐다.

임차 복지 측면에서도 공공임대, 주거급여, 전세보증 피해 구제 등 안전망이 크게 확충됐으나 임차인 보호와 임대 공급 유인을 어떻게 동시에 유지할 것인지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로 언급됐다.

방 실장은 앞으로의 주택정책은 시장 바깥의 구조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실장은 청년층 주거 문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가구 형태 변화, 지방 소멸과 빈집 증가, 기후 위기와 스마트홈 기술 등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방 실장은 "앞으로의 주택 정책은 시장 안정 정책이면서 동시에 생활·복지·도시 정책의 성격을 더 많이 띠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구조에 맞춘 정책의 재설계 ▲금융 시장 안정성과 접근성의 균형 ▲지속 가능한 복지를 향후 주택정책의 과제로 제시했다.

방 실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서울 수도권의 체감 주택 부족은 어떤 공급 체계로 보완할 것인지, 임대차 보호와 임대 공급 요인을 어떻게 함께 유지할 것인지, 금융 안정과 실수요 접근성의 균형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뒤 이어진 토론에선 과거 60여년간 이어져 온 '투기 억제' 중심의 주택정책 패러다임을 이제는 폐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손재영 건국대 명예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을 투기로 규정하고 세제·금융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려는 정책 기조는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지만 전부 실패했다. 이젠 버려야 한다"며 관련 정책이 시장의 가격 결정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기'에 대한 개념조차 모호하다며 각종 다주택자 규제가 그들의 임대주택 공급자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봤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 억누르면 결국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질적인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는 '생애최초 대출 확대', '도심 내 공급 집중'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진짜 집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대출을 상당히 저렴한 금리로 해주는 제도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주택정책 목표가 '내 집 마련'과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안정'에 맞춰진다면 자연스레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공급 방식에 대해선 "서울은 평균 용적률이 높은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도심 내 신규 공급 여지가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경쟁을 할 게 아니라 협조를 잘 해서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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