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지털화폐 활용해 국고보조금 지급 시범사업
충전소 설치 보조금 예금토큰으로…정부·한은 MOU
토큰에 사용조건 부여할수 있어 부정수급 방지 효과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예금토큰으로 전기차 충전소 설치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실험에 나선다. 세계 최초로 국고보조사업에 디지털화폐 지급 방식을 적용하는 시도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한은은 지난해 국민이 참여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통해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했다. 한은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기관용 디지털화폐를 제조·발행·유통하면, 실험 참여 금융기관 등은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인 예금 토큰을 발행한다. 금융소비자는 예금토큰을 지급 받아 물품·서비스 구매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화폐를 이용한 지급·결제 방식을 국가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번 업무협약은 기관용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을 활용해 국고보조금 지급 및 정산 방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고,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기후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 중 중속 충전시설(최대출력 30kW~50kW, 300억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선다.
보조사업자인 한국환경공단은 5월부터 사업대상자를 공모·선정한 뒤 보조금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예금토큰은 프로그램화 된 코인이기 때문에 사용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정부는 사업자가 예금토큰을 충전기 판매점과 한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보조금 지급에 디지털화폐 방식을 적용하면 부정수급 방지와 정산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나타나 재정 집행의 투명성·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각 부처가 현재 신용카드로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등 운영비를 디지털 화폐 방식으로 전환하는 2호 시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오후 11시를 넘어서 사용하거나 업무추진비를 써서는 안 되는 가게에서 쓴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감사를 통해 밝혀진다"며 "예금토큰으로 전환하게 되면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는 가게와 시간대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당 등 예금토큰을 받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카드 수수료가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NFC와 QR 코드 방식 등을 사용해 가게에 설치된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결제 수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업무협약에는 ▲시범사업을 위한 체계 및 시스템 구축, 기관 간 연계지원 ▲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자료 공유, 이행상황 점검, 결과 검증 및 성과 확산 ▲ 시범사업의 제도적·재정적 지원 검토 및 향후 확장 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논의 ▲ 시범사업의 현장 적용성 제고와 민간사업자 집행기관의 행정부담 경감을 위한 개선 노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번 협약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정 집행 혁신의 출발점으로 국고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며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의 4분의 1을 디지털화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관계부처 협의, 시중은행 간담회 등을 통해 디지털화폐 활용 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장관은 "이번 협약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과정의 재정 집행을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혁신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기후부는 올해 중속 충전시설 구축 사업에 예금토큰 기반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적용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적 보완과 현장 개선을 병행하여 집행 혁신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시범사업은 블록체인 기반의 한은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 생태계 형성의 마중물이 되고 우리나라 지급결제 시스템은 물론 재정 집행 방식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계속 확장해 블록체인 기반 국고금 집행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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