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맛있는 배신"…일본 MZ '길티 소비' 열풍

기사등록 2026/03/20 06:23:00 최종수정 2026/03/20 06:36:25

고칼로리·고지방 음식으로 ‘죄책감 속 만족’ 추구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떠오른 새 소비 트렌드

[서울=뉴시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탈적 성격의 '길티(guilty)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라멘.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탈적 성격의 '길티(guilty)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의식하면서도 고칼로리 음식을 즐기는 소비 형태로,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를 '건강에 대한 맛있는 배신' '다이어트를 배신하는 맛'을 뜻하는 '배덕(背德·도덕적으로 어그러진)'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현지시간) 시장조사 기관인 후지경제 자료를 인용해 일본 내 '길티 식품' 시장 규모가 2019년 3조4000억엔(약 32조원)에서 2024년 4조1000억엔(약 38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해 헬스케어 시장 규모인 2조8000억엔(약 26조3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식음료 기업들도 이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산토리식품 인터내셔널은 "20~30대 젊은 층이 탄산음료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개발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달래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외식 및 유통업계에서도 '배덕' 콘셉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짬뽕 전문점 링거하트는 돼지 지방과 마늘을 듬뿍 넣은 '배덕의 짬뽕'을 선보였으며, 덮밥 체인 마쓰야는 마요네즈를 활용한 고칼로리 메뉴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편의점 패밀리마트 역시 대용량·고열량 구성을 내세운 '배덕의 편의점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해 20~50대 남성은 물론 여성 소비자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길티 소비 현상이 현대 사회의 폐쇄성과 스트레스에 대한 심리적 분출구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이카리 도모코 메이세이대 부교수는 "사회적 규범을 완벽히 따르려다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가끔의 '죄악감 있는 소비'로 해소하는 것"이라며 "비교적 낮은 비용과 위험으로 쾌락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행위"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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