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명한 연준 이사 3명, 동시 반대표 던질 듯…1988년 이후 처음
물가 3% 상회에도 인하 주장…연준 독립성 흔를림 우려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만장일치에 가까웠던 의사결정 문화가 흔들리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등 연준 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이사 3명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내왔으며, 이번 회의에서도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WSJ은 "설령 반대표가 나오지 않더라도, '분열 가능성'이 회의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며 "핵심은 표차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이사 3명이 동시에 반대표를 던진 사례는 1988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 출신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지난해 9월 이사회 합류 이후 회의마다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 부의장인 미셸 보우먼 이사도 최근 노동시장 지표를 근거로 "정책 금리를 통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인하를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 1월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고, 2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노동시장 약화 우려를 근거로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 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부 전직 연준 인사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이미 3%를 웃도는 수준이며, 여기에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관세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FOMC에서 이견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치적 임명직이 아닌 연은 총재의 반대와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이사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개인의 동기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시장이 그들의 반응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준이 신뢰를 잃어 인플레이션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견이 확대되는 방향은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된 케빈 워시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를 들어 WSJ은 "매파(긴축 선호)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2%를 웃도는 상황을 근거로 향후 금리 인하에 반대하겠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 고위 고문 출신 빈센트 라인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자리를 더 많이 채우게 된다면 이러한 상황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연준의 경제 전망이 거시경제보다는 '정치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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