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충복' 조 켄트 사퇴는 MAGA 내부 분열 의미"

기사등록 2026/03/18 10:33:05 최종수정 2026/03/18 12:16:24

트럼프 임명 고위당국자가 이란전 반기 든 것은 상징성 커

전문가 "켄트 사임은 중대 사건…사퇴 이어질지 지켜봐야"

[포틀랜드=AP/뉴시스]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장이 2024년 10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한 의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3.1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국가정보국(DNI) 내에서 대테러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당국자가 이란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전격 사퇴한 가운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기반인 '마가(MAGA)' 진영의 내부 분열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 켄트 DNI 국가테러대응센터(NCTC) 센터장은 1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깊은 고민 끝에 오늘부로 국가테러대응센터장 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양심상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우리 국가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 내 로비단체 때문이라는 게 명백하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고위당국자가 이란과의 전쟁에 반기를 들고 사퇴한 것은 켄트 센터장이 처음이다.

퇴역군인인 켄트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 비서실장 대행을 거쳐 지난해 7월 NCTC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지난해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2020년 미 대선 부정 선거론 등 트럼프 대통령이 펼쳐온 음모론과 거리를 두길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켄트 사임에 앞서 일부 공화당 의원이나 보수 논객 터커 칼슨, 방송인 메긴 켈리 등 보수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외교 정책과 이란 공습을 비판했었다.

하지만 미 고위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전쟁에 등을 돌리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고 미 정치 매체 더힐은 짚었다.

보수 잡지 '더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편집장인 커트 밀스는 "이는 가자지구 문제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부 인사가 사임한 사례를 포함해 그 어떤 사임보다 큰 사건"이라며 "조 켄트는 무명 인사가 아니다. 그는 행정부 내 가장 저명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셸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3.18.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되지 않았다는 켄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압력 때문에 이란을 공격하기로 했다는 주장은 모욕적이고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 담당관을 지낸 자베드 알리 미시간대 교수는 "켄트 사임은 중대한 사건"이라며 "그의 사임은 직무 수행 능력과는 무관하며 이란 전쟁에 대한 정책적인 이견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원 인준을 받은 다른 고위관리가 이란전에 반대하며 추가로 사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켄트 사퇴에 대해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성명을 읽고 나서야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켄트의 사임은 정치적인 분열을 떠나 전쟁 시 미국의 대비 태세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테러 전문가인 콜린 P. 클라크는 켄트 후임 인사는 해당 직책에 대해 경험이 많은 인사로 즉각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크는 "미국은 수년째 대테러 지원을 축소해 왔으며 이는 내가 거듭 경고해 온 문제"라며 "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관련 예산은 삭감되고 인력이 이민 단속을 포함한 다른 우선순위 분야로 재배치되고 있다. 대외 위협이 급증하고 있지만 국가는 이에 대체할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