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식량난 불만 고조…정부 "美와 협상 중"
쿠바 당국은 16일(현지 시간) 인구 약 1100만명이 거주하는 전국에서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쿠바 에너지광업부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단절됐다"고 밝히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현재 전력망 복구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뉴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경제난과 에너지 부족이 겹치며 쿠바의 전력 인프라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 속에 발생했다. 쿠바 정부는 특히 미국의 제재와 에너지 압박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거나 공급하는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전체에 석유 공급이 3개월 넘게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쿠바가 태양광과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 등에 의존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수만 건의 수술이 연기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쿠바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전력망 붕괴가 반복되고 있다. 일주일 전에도 대규모 정전으로 섬 서부 지역이 큰 피해를 입어 수백만 명이 전력 공급 없이 생활해야 했다. 작년에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바 있다.
쿠바는 그동안 멕시코,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동맹국의 석유 지원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올해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당시 대통령이던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서 에너지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쿠바는 자체적으로 석유 생산량의 약 40%를 충당하며 전력을 생산해 왔지만, 노후화된 전력망과 연료 부족으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난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수도 하바나 등 여러 도시에서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항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카세롤라소(cacerolazo)'로 불리는 이 시위 방식은 전력 부족과 식량난, 악화되는 생활 여건에 대한 불만을 상징한다. 실제로 쿠바에서는 2021년과 2022년, 2024년에도 정전 사태가 반정부 시위로 이어진 바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지난 13일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와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CBS 뉴스에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쿠바 정부 붕괴가 아니라 하바나와 협상을 통해 권위주의적 공산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도록 압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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