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유세 인상 공식화…고가 1주택자 포함
공시가격 현실화·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유력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면서 지난해 서울 집값 급등을 주도한 강남과 용산, 한강벨트(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구) 지역의 보유세가 얼마나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지난해와 같은 시세반영률(현실화율 69%)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현실화율이 동결되더라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8.71% 급등해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4년 연간 상승률(4.50%)을 웃도는 수준으로,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7.86%)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조세·복지·행정 제도에 활용되는 지표로,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곱해 산출한다. 공시가격에 시세를 반영하는 비율을 '현실화율'이라고 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열람 대상은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공동주택 약 1585만 가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년과 동일한 현실화율(69%)을 유지함에 따라 시세 변동분만 반영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약 15% 급등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고가주택 보유세 부담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추정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의 보유세는 지난해 1315만원에서 올해 1904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해 703만원에서 올해 1004만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오는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데 이어 보유세 인상 방침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보유세 인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개편 여부에 대해 "당연히 들어간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 방안으로는 세법 개정이 필요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보다는 '공시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기존 세율이나 공제, 과세표준 체계를 손보지 않고도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비율을 높여 세 부담을 늘리는 방식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보다 정책 추진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현재 공동주택 기준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고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을 상향한 바 있다. 이후 해당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됐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 비율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납부해야 할 세금도 늘어난다.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상향할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주택자의 보유세는 약 2210만원(공시가격 기준)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적용된 60%(1478만원)와 비교하면 약 733만원(49.56%) 증가하는 셈이다. 다만 이는 올해 공시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상승률을 적용해 산정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공시가격 현실화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한 후속 대책으로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유세는 매년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공시가격 현실화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정부가 직접 추진할 수 있는 세제 강화 대책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거래세를 낮춰야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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