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주변에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몸의 노화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그런 사람이 가족일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최근 주변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정신적 부담을 주는 이른바 '헤슬러(hassler)'와 가까이 지낼수록 세포 노화 속도가 평균보다 약 1.5%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행동과학에서 헤슬러는 주변 사람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물을 가리키는 용어다.
연구에 따르면 달력 기준으로는 같은 1년이 지나더라도 이런 관계 속에 있는 사람의 세포는 약 1.015년치 노화를 겪는 셈이다.
연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의 건강 조사에 참여한 2000여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최근 6개월 동안 자신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주변에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지, 또 현재 건강 상태는 어떤지 등을 평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침 샘플을 수집해 후성유전학적 지표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와 건강 상태, 장기적인 질병 위험 등을 추정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헤슬러로 인한 스트레스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직장 내 차별처럼 널리 알려진 만성 스트레스 요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포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면역 기능이 약화되며 심혈관 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헤슬러가 가족일 때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부모나 자녀가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 경우 세포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상대적으로 컸다. 실제로 가까운 관계에 헤슬러가 한 명 이상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약 30%에 달했다.
성별 차이도 확인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주변에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일수록 이런 관계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스트레스 관계에 더 쉽게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브레아 페리 인디아나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주변의 스트레스 요인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면 관계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면, 그 관계에 들이는 감정적 에너지를 의식적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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