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항공권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9개 주요 항공사 가운데 저비용항공사인 스피릿 항공의 국내선 편도 항공편 최저 공시 가격은 193달러(약 29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대형 항공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델타 항공의 국내선 사전 예약 요금 역시 같은 기간 최소 15%에서 최대 57%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 내 장거리 노선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횡단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여행객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여행객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월 하와이행 항공권을 예약한 뒤 이틀 만에 가격이 400달러(약 60만원)나 올랐다"며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예매해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연료 비용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별로 유가 상승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료 효율이 높은 최신 기종을 도입한 항공사는 비용 부담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노후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연료비 상승 압박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사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주요 항공사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약 10~2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회사 TD 코웬은 주요 항공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일부 항공사들이 다음 주 실적 가이던스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항공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항공 수요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여행 비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유지되고 있고, 미국에서 봄방학 시즌이 시작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피릿항공 측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대부분의 항공편 좌석이 매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비자들은 이란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사건에 과거보다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유가가 오르면 항공권 가격도 상승하지만, 연료 가격이 안정되면 항공료 역시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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