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우크라, 정치적 이유로 원유 차단 정보 있어"
EU 집행위 "우크라 승인 필요…현재 긴밀히 협의 중"
우크라, EU 집행위 공식 요청에 현재 무응답 유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에 드루즈바 송유관 파손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공식 제안했다고 유로뉴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 창구인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를 의도적으로 지연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23일 EU 회원국 외교장관회의에서 900억 유로 규모 우크라이나 대출과 러시아 신규 제재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헝가리가 거부권을 철회하지 않으면 두 안건은 EU 문턱을 넘을 수 없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집행위는 조사단의 범위와 목적을 결정하기 전 우크라이나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유관은 우크라이나 안보 시설로 우크라이나 정부 승인 없이 접근이 통제될 수 있다.
헝가리 정부가 파견한 대표단 3명이 11일 드루즈바 송유관 현장 조사를 위해 입국했지만 집행위와 조율되지 않은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현장 접근을 거부 당했다.
EU 조사단에는 집행위 에너지 담당자와 회원국 대표, 우크라이나 관민(官民) 전문가가 포함될 수 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장 조사를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정부는 이날 발송된 집행위의 요청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집행위 대변인은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대신 "지난 몇주간 그랬던 것처럼 이 문제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송유관 조사를 위한 조사단 파견을 제안했다"고만 말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산 원유를 우크라이나를 거쳐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으로 운송한다. 지난 1월27일 우크라이나 지역 관로 파손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드루즈바 송유관이 파손됐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현장 기술자들이 사망할 위험이 있어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수리 요청에 '원유 인도 재재 가능 일정'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와 휴전 이후에나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복구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헝가리는 900억 유로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우크라이나 등의 철회 요구에 '선(先)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헝가라와 슬로바키아는 지난 2주간 조사단 현지 파견도 요구해왔다. 양국은 드루즈바 송유관이 여전히 작동 중이고 우크라이나가 '정치적 이유'로 수송을 차단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로뉴스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거부권 행사가 다음달 12일 총선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르반 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지도자인 페테르 머저르에서 두자릿수 차이로 뒤지고 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오르반 총리가 권력을 잃더라도 원유 인도가 재개될 때까지 거부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다음달까지는 정기적인 지출을 유지할 수 있는 외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다음달 이후에는 900억 유로 규모 대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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