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주총, 중대재해·노란봉투 대응 '안전 경영' 초점

기사등록 2026/03/14 06:00:00

자사주 소각 '주주가치 제고'에 사명 변경까지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국내 건설 상장사들이 중대재해·노란봉투법 대응을 위해 고위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 등 이사진 재편에 나섰다.

14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20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24일 GS건설과 동부건설, 25일 DL이앤씨가 연이어 주총을 연다.

26일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금호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일제히 주총을 열어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27일 한신공영, 31일 서희건설의 주총도 예고됐다.

이번 주총 시즌 주목받는 안건은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관 변경이다. 특히 삼성물산과 GS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이사 수 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던 배제 조항을 선제적으로 없애 소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인사 면에서는 비우호적인 건설 경영 환경 속에서 안정적 경영을 이끌고 중대재해·노무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이사회 구성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는 최근 건설업계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중대재해 예방과 노동 관련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직 장관 출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고, 노란봉투법 등 노동 관련 규제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전 장관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30여년 동안 노동계에서 활동해온 노동전문가다. 노동계 출신으론 처음으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또 김민영 전 안텐진 코리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김 전 대표는 국내외 제약 업계에서 다년간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 추진에 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할 전망이다. 또 송규종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DL이앤씨는 조홍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DL이앤씨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직접 지휘한 경험이 있다. 특히 그는 심층 기획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청 조사4국장 출신으로, ‘국세청 특수부’로 불리는 핵심 조직에서 다양한 기업 조세 이슈를 다뤄온 전문가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세무·회계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내부 통제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과 김태진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 사장 겸 엘리시안 리조트 대표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재신임되는 허 회장은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회사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으며, 신규 선임되는 김 사장은 과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 경영을 고도화해 온 만큼 안전 수준 제고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동부건설은 허상희 부회장과 윤진오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및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허 부회장이 연임이 성공할 경우 부회장으로서는 5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윤 대표의 경우 3번째 연임이 된다. 또 김금옥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운영위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현수 현 감사는 재선임해 3년 더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다진다.

서희건설은 이영찬 전 보건복지부 차관과 이성희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뽑는다.

'자사주'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물산과 금호건설, 대우건설은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한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잇따라 결정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총수를 감소시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직접적으로 제고하는 효과를 지닌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한다.

현대건설은 '주택, 커뮤니티, 상가 및 기타 일반시설 컨설팅 및 운영업'과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관련 사업과 통신판매업'을 추가한다. 준공 이후 시설 운영 관련 서비스와 고객 접근·결제 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을 추진하고 '위치 정보 및 위치 기반 서비스업'과 '광고업 및 광고대행업' 등을 추가해 자이홈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 확장과 위치기반 생활편의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명을 아이파크(IPARK)현대산업개발로 변경한다. 라이프(Life) 사업 부문 계열사는 기존에 사용하던 HDC를 빼고 그동안 그룹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브랜드로 사용하던 IPARK를 전면에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전방위적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상황 속 건설업계의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제시되는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구성 등이 시장 평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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