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새 돈줄 '사모대출 펀드' 흔들…환매 요청 급증

기사등록 2026/03/13 11:00:32 최종수정 2026/03/13 12:12:25

부실 대출 우려 확산…개인 투자자 자금 이탈 확산

클리프워터 펀드 14% 환매 요청…블랙스톤·블루아울 등도 자금 유출 고조

[뉴욕= AP/뉴시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클리프워터의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금의 14%에 달하는 환매를 요청했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입구에 있는 도로표지판. 2026.03.1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월가의 새로운 자금줄로 떠올랐던 '프라이빗 크레딧(은행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사모 대출)' 시장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부실 대출 우려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클리프워터의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금의 14%에 달하는 환매를 요청했다.

약 330억 달러 규모의 이 펀드는 환매 요청액의 절반가량만 우선 지급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투자자들은 최소 다음 분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클리프워터뿐 아니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블랙록·블랙스톤·블루 아울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개인 투자자(리테일 머니)에 의존하며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다. 이들은 개인 투자자 자금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401(k) 퇴직연금 시장 진입까지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출에서 부실 징후가 나타나자, 기관 투자자보다 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개인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 업계 최대 규모인 820억 달러 규모의 블랙스톤 신용 펀드는 최근 처음으로 순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펀드들은 분기마다 인출 가능 금액을 제한할 수 있어 당장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금 유출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라이빗 펀드 투자자 레일라 쿠니모토는 "개인 투자 자금은 앞으로 훨씬 더 신중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금융 자문가들이 이 펀드에 고객 자금을 배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빗 크레딧 업계 경영진들은 이번 우려가 몇몇 부실 투자에 대한 과도한 반응이라고 주장한다. 펀드가 투자한 대부분의 기업 대출은 여전히 양호하게 상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리프워터는 펀드가 올해 수수료 차감 후 0.74%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9%의 수익률을 올렸다며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의 불안은 다른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펀드들이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동성 높은 CLO(대출담보부증권) 채권을 매도하면서, 고수익 CLO 채권 가격은 2월에 4.1% 하락했다.

그동안 사모 펀드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주며 수익을 올렸던 은행권도 태세 전환에 나섰다.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들은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에 대한 위험 노출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헤지펀드 루브릭 캐피털의 데이비드 로젠은 "클리프워터가 '탄광 속의 카나리아(위기를 알리는 전조)'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예상하는 뱅크런의 첫 번째 도미노가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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