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맞춤형 TV' 제조사 외면… 보급 사업 '올스톱' 위기

기사등록 2026/03/13 13:58:12

삼성·LG 등 주요 기업 무응찰로 유찰

올해 3.7만대 보급 목표 차질 우려

[서울=뉴시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시각·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 방송을 편리하게 시·청취할 수 있도록 특화 기능이 탑재된 시각·청각장애인용 TV(수신기)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청자미디어재단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시각·청각장애인의 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 맞춤형 TV 보급 사업'이 제조사를 찾지 못해 중단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 제조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올해 보급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진행한 '2026년 장애인 맞춤형 TV 제조 입찰'이 지난달 27일 응찰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재단은 오는 17일까지 재공고를 통해 참여 기업을 다시 모집 중이다.

올해 보급 목표는 3만7000대다. 이번 재공고마저 유찰될 경우, 제품 사양 결정부터 대상자 선정, 실제 보급까지 이어지는 행정 절차 전반에 연쇄 지연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제조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2년간 TV 단가를 약 30% 인상했다. 관련 예산도 2025년 110억2500만원에서 올해 다시 127억6500만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2022년 LG전자가 이탈한 후 단독으로 사업을 맡아온 삼성전자마저 올해 입찰에 응하지 않으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경영 여건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장애인 맞춤형 TV는 자막 분리, 수어 화면 확대, 음성 안내 등 장애인에게 필수적인 기능을 갖춘 특수 수신기다. 2000년 첫 보급 이후 2025년까지 누적 22만7000대가 공급된 대표적인 미디어 복지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사업의 특성상 제조사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보급이 지연될수록 정보 접근권이라는 장애인의 기본권 침해와 미디어 복지 사각지대 심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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