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서울 아파트값 더 떨어질까

기사등록 2026/03/13 05:00:00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강남 3주째 내림세

국토부 장관, 보유세·장특공제 개편 필요성 강조

"5월 9일 뒤 매물 출회·가격 조정 가능성 높아져"

장기적으론 "세입자·매수자에 부담 전가 가능성"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지역 아파트 모습. 2026.03.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정부가 세제와 금융을 망라한 고강도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면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핵심지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6주간의 흐름을 보면 상승폭은 0.31%에서 0.08%까지 지속적으로 축소되며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상급지로 꼽히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선 3주째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0.17%), 강남구(-0.13%), 서초구(-0.07%) 순으로 낙폭이 컸으며, 용산구도 0.03% 하락했다. 3월 첫째 주 4곳이었던 하락 지역은 둘째 주 들어 강동구(-0.01%)가 하락 전환하며 5곳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핵심지 가격 조정은 정부의 잇따른 세제 강화 시그널이 시장을 압박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며 2월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여기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라디오에 출연해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개편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손질 등 구체적인 세제 강화 구상을 공개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예상됐던 '매물 잠김' 현상을 막기 위해 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을 극대화해 집을 팔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세 부담을 높이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하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 이후에도 당분간은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며 가격 조정 국면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매물 증가 속도가 약간 둔화됐다고 하더라도 보유세와 거래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있기 때문에 절세 목적의 매물이 출회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지난해 1% 정도밖에 집값이 오르지 않은 서울 외곽 지역보다는 강남권과 한강변 등 지난해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르고 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세제 개편이 장기적으로 가격 안정에 기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책에 일종의 내성이 생기면서 일정 시점 이후엔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세제 개편 뒤 6개월까지는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공급 부족, 건축비 증가와 같은 변수도 있고 정책 시행 6개월 뒤엔 사람들이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그 뒤엔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거나 시세 차익으로 메꾸려는 시도가 이뤄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보유자는 손해 보고 팔려는 심리는 없다"며 "보유세든 거래세든 늘어난 세금은 1차적으로 세입자에게, 이후엔 새로운 매수자에게 전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이러한 전가가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 랩장은 "정책은 발표 당시엔 효과가 크지만 서서히 내성이 쌓이면서 우회로를 찾는다"며 "세금을 통해서 집값을 잡는다는 논리는 아직 제대로 증명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대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월세 매물이 매매로 전환돼 전세난이 심화하고 임대인의 세부담이 임차인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전셋값의 천장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현재 서울 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50%밖에 되지 않는다"며 전셋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일부 (임대차 시장에서) 미스매치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인정하며 초단기 공급 확대 방안 등 보완책 마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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