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發 인플레,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
고질 인플레 고려하면 인하 쉽지 않아
연준, 더 명확한 증거 있어야 금리 변동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기준금리 결정을 일주일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동발 유가 상승과 노동시장 약세에 딜레마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맞서 금리 인상을 시사할지, 혹은 취약해지는 노동시장을 고려해 인하를 택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중동 사태 이후 한때 120달러까지 육박했다가 80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생산량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자리도 예상과 다르게 지난달 9만2000개 감소하고 실업률이 4.4%로 오르며 약화신호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자연재해 등 에너지의 가격 변동은 일시적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경제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상당하고 장기적인 충격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도 비슷하게 봤다. 이번 유가 여파 역시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NYT도 "유가 상승세가 해운, 식료품 가격 등 연쇄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맞지만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거나 규모가 훨씬 작은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연준 전 경제학자 앨런 데트마이스터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은 약 0.05%p 올랐다.
일각에서는 유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수요를 위축시켜 금리 인하 여력을 키울 가능성까지 전망한다. 높은 휘발유 값에 가계 예산이 줄어들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오를 한계치가 제한될 수 있다.
다만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선뜻 나서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은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실제 지난 1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2.9%로 목표치 2%를 상회했다.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개펀은 "연준은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거나, 노동 시장이 더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NYT는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으로 9월을 가장 높게 본다고 전했다. 중동 사태 전에는 7월이 유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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