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文-트럼프 방한 관련 통화 내용 누설
대법서 위헌법률심판제청 기각되자 헌법소원
대법원 판결 확정 30일 지나 재판소원은 불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효상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의 징역형의 집행유예 확정 판결 등에 불복해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형법 113조 2항 중 '외교상의 기밀'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형법 113조 2항은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의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중 '외교상 기밀'이 뜻하는 구체적인 의미와 적용 기준이 명확히 정립돼 있지 않아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강 전 의원 측 주장이다.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12·13조 등)을 뜻한다. 누구든 어떤 행위를 범했을 때 처벌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강 전 의원 측은 헌재에 제출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통해 "(해당 조항은) 달리 기밀 또는 비밀의 구체적인 정의 및 범위 등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원심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라 문제된 정보가 외교부 3급 기밀로 지정됐다는 점을 근거로 '외교상 기밀'이라고 판단했다"며 "보안업무규정에 따르면 3급 기밀은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이라고 추상적으로 정해져 있어 예측가능성이 확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 전 의원 측은 "3급 비밀로 지정되기만 하면 형법 제113조에서 의미하는 '외교상 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기밀 지정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기밀'의 외연히 무한히 확장되어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일반 국민은 법적용자의 자의에 완전히 내맡겨진 처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한 기본권 침해 문제를 다시 헌재에서 다퉈볼 수 있도록 허용한 재판소원법(개정 헌법재판소법)이 공포를 앞두고 있지만, 강 전 의원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의원의 확정 판결이 나온 시점으로부터 30일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개정 헌재법상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 재판소원을 낼 수 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1월 29일 강 전 의원의 외교상 기밀 누설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외교관 A씨에게는 징역 4개월의 선고 유예를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5월 9일 미국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강 전 의원과 통화 중 외교상 기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관련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전 의원은 A씨로부터 받은 통화 내용을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재해 누설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일 직후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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