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버려진 물질이 다시 태어난다. 녹아내린 비닐, 겹겹이 쌓인 글루건은 조형이 되고, 데이터는 새로운 피부가 된다.
현대미술 작가 김윤의 개인전 ‘Reincarnation and Essence–환생 그리고 본질’이 서울 서초동 서래마을 갤러리 스페이스엘에서 열리고 있다.
회화 작품 18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현대 소비 사회의 부산물이 예술적 언어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윤은 비닐과 글루건 등 일상적인 재료를 활용해 물질의 변형과 시간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작가는 흔히 소비되고 버려지는 재료에 열을 가하고 중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조형적 형상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물질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만지고 보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는 물음이다.
작품 속에서 비닐은 보석처럼 빛나고 데이터는 단단한 바위처럼 굳어진다. 물성의 전복을 통해 익숙한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에는 디지털 매체와 결합한 작업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질감과 형태를 설계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탐구하고 있다.
갤러리 스페이스엘 이정아 대표는 “김윤의 작품은 가벼운 물질로 구성된 외형과 달리 현대인의 정체성과 존재를 성찰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김윤의 물질 실험과 디지털 매체 탐구를 통해 동시대 예술이 제기하는 존재와 물질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김윤은 목원대학교 회화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I Am Not A Plastic Bag’(갤러리 다온, 2025), ‘Plastic+Plastic’(백운갤러리, 2016)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22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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