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하나에도 포효하는 간절함…김도영 "이것이 대한민국의 힘"[2026 WBC]

기사등록 2026/03/10 09:30:00

호주 7-2로 꺾으며 경우의 수 만족…17년 만의 8강 진출

김도영 "9회엔 어떻게든 출루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도쿄=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7-2로 승리해 WBC 본선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03.09. kch0523@newsis.com

[도쿄=뉴시스]문채현 기자 =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을 위해 30명의 선수단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마운드의 투혼과 타선의 간절함이 모여 한국 야구 대표팀은 기적을 작성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최종 4차전에서 호주에 7-2로 승리했다.

앞선 3경기를 1승 2패로 마치며 '5점 차 이상, 그리고 2실점 이내 승리'라는 미션 하에 1라운드 최종전 호주전에 들어간 류지현호는 한 구 한 구, 그리고 매 타석 누구보다 간절하게 제 몫을 해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간절함이 모여 결국 뜻을 이뤘다.

희생번트, 볼넷,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득점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뜨겁게 타올랐다.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그랬다. 한국이 6-2로 앞선 채 들어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볼넷을 얻어 출루하자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크게 포효했다.

김도영의 볼넷은 곧 한국의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사실상 결승 득점이 됐다.
[도쿄=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6회초 2사 3루 한국 김도영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2026.03.09. kch0523@newsis.com

대주자로 나선 박해민(LG 트윈스)은 1사 이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내야안타에 더해진 상대 실책에 3루까지 진루했고, 후속 안현민(KT 위즈)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으며 한국의 7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도영은 "엊그제 (문)현빈이도 그러지 않았냐. 전에는 '볼넷 나가면서 세리머니를 왜 하지?' '포효를 왜 하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냥 출루만 하면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했다. 뒤에 타선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루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 좋게 출루에 성공했고, 그때 느낌이 왔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도영은 "솔직히 이러면 안 되는데, 수비할 때부터 계속 '어떻게 하면 출루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때 한 점을 더 주면 끝나는 상황이었고, 그러면 안 됐지만, 어떻게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기습 번트였는데 운 좋게 볼넷으로 나갈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9회 그의 출루와 함께 한국은 8강 진출에 필요한 최소 득점을 확보했고, 이어진 9회말을 무실점으로 WBC 8강행을 확정 지었다.

김도영은 "분위기는 보신 대로 너무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보다 더 짜릿했던 것 같다. 너무 감격스러웠고, 이 순간의 일원이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러웠다"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도쿄=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7-2로 승리해 WBC 본선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03.09. kch0523@newsis.com

선수들은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 야구 역사의 주역이 됐다. 야구 강국들과 겨뤄 17년 만의 WBC 8강 진출을 일궜다.

김도영은 이를 '대한민국의 힘'이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사실 어제(대만전)도 졌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느꼈다. 선수들이 마냥 기죽어 있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 저희의 목표는 '안 돼도 즐겁게'였던 것 같다. 저는 충분히 오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타국까지 넘어와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한국 야구팬들의 힘찬 목소리 또한 대표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 팬들은 많지 않은 수에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응원을 펼쳤다.

김도영은 "여기까지 온 데는 팬분들의 덕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팬분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들 너무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1차 목표였던 WBC 8강 진출을 달성한 만큼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김도영은 "새로운 목표는 한 경기 한 경기 계속 승수를 쌓는 것"이라며 "이제 더 큰 무대,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당연히 목표를 우승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세계 1위 팀(일본)과도 비등비등하게 잘 싸웠으니까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