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후 신형 구축함 취역·전략 미사일 발사 등 과시
北, 이란·시리아·베네수엘라 최고지도자 살해·망명에 중·러 도움없는 점 주목
中, 美와 경쟁 강화속 ‘北은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자산’ 재정의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정당성을 높이고 북한을 러시아와 중국에 더욱 밀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미국의 이란 핵무기 제거 작전이 북한에게는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정당화되었다고 느끼게 하고 억지력 강화를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도록 만들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형 5000t급 구축함 최현함의 공식 취역에 앞서 북한 관영 매체가 ‘전략 순항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해상 시험 운항을 마친 이 함정을 “새로운 해상 방어 능력의 상징”이라고 극찬하고 “해양 주권 수호에서 50년 만에 이뤄낸 근본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형 해상 미사일 시험 발사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고위 정치 및 군사 지도자들이 제거된 지 1주일도 안돼 이뤄졌다.
북한과 이란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서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이뤄 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양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공습 명분으로 핵 개발 억지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북한이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4일 “우리는 이란의 핵야망을 처리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충분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불량정권의 핵야욕을 없애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중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지난달 조선로동당 제9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잘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으나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에는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1일 북한 외무성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을 “A부터 Z까지 모든 면에서 불법적인 침략 행위이자 가장 비열한 주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킹스 칼리지 런던 국제관계학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맞서기 위해 자국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한 결정에 정당성을 입증받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미국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분쟁에 개입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자국의 파트너를 지원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작전으로 북한은 단기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더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단기적으로 북한은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북중러 반미 동맹의 결속력을 자연스럽게 시험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중동 전쟁 개입을 틈타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중러와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북한이 중국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자산’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4일 미국의 이란 공격을 보고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핵무기 폐기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WSJ은 “북한은 오랫동안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한 보험으로 여겨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향후 회담할 지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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