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영웅' 신의현이 스마일리 김윤지에게…"힘 빼고 평소대로!"[2026 동계패럴림픽]

기사등록 2026/03/07 23:42:06

'메달 기대' 김윤지, 패럴림픽 데뷔전서 사격 실수로 4위

[테세로=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바이애슬론 김윤지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7.5km 경기에서 사격을 마친 뒤 역주하고 있다. 2026.03.07. photo@newsis.com
[테세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사격만 만발했으면 금메달이야! 평소 루틴대로 힘을 빼!"

'평창 영웅' 신의현(46)이 패럴림픽 데뷔 무대에서 사격 실수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스마일리(Smiley)' 김윤지(20·이상 BDH파라스)를 향해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김윤지는 7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좌식 7.5㎞에서 22분41초00으로 전체 출전 선수 14명 중 4위에 올랐다.

1.5㎞ 지점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통과했던 김윤지는 첫 번째 사격에서 5발 중 4발을 놓쳐 벌칙주로 400m를 더 돌아야했고, 2위에서 11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행에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린 김윤지는 두 번째 사격에서 5발을 모두 명중해 4위까지 올라섰다.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좌식 7.5㎞에서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신의현은 이번 대회에서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여자 선수 개인 종목 메달에 도전하는 김윤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월드컵 메달을 휩쓸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한 신의현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첫 패럴림픽, 안방 대회라는 부담감 속에 첫 종목인 바이애슬론 사격에서 실수를 연발했고, 5위에 만족했다.

이후 부진이 이어졌지만 끝까지 도전을 이어간 신의현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에서 종목 사상 첫 동메달을 따냈다.

자신감을 되찾은 신의현은 많던 팬들과 미디어들이 떠난 평창의 설원에서 마지막 개인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7.5㎞에서 금메달 역사를 쓰며 뜨겁게 포효했다.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인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서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를 제치며 금빛 질주를 이어간 김윤지의 기세는 8년 전 평창 대회를 앞둔 신의현의 상승세와 닮아있다.

신의현은 지난 1월 동계체전에서 "(김)윤지는 나보다 더 괴물"이라며 "노르딕스키에 입문한 지 겨우 3년 됐는데 1년여 만에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고 단언했다.

또 "최근 국제대회에서 마스터스와 투톱 체제다. 옥사나는 최근 스키 시트를 바꾸면서 더 빨라졌는데 윤지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테세로=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바이애슬론 신의현이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7.5km 경기에서 사격을 하고 있다. 2026.03.07. photo@newsis.com
신의현의 맏딸과 또래로, 그를 '의현 삼촌'이라고 부르는 김윤지는 "삼촌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욕심내지 말고 차분하게 마음을 잘 다스리라는 말씀도 해주신다"며 "장비도 고쳐주시고, 휠체어도 고쳐주신다. 경험 많은 선배님이 늘 옆에 계셔서 정말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윤지의 패럴림픽 첫 레이스를 가장 절실하게, 가장 안타깝게 바라본 이도 '의현 삼촌'이다.

신의현은 첫 경기를 4위로 마친 김윤지를 향해 "힘을 빼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나도 평창 패럴림픽 첫 경기가 바이애슬론이었는데 대회 직전 월드컵 금메달을 따서 기대를 많이 했다. 부담이 됐는지 몸에 힘이 들어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격은 몸에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 긴장하다 보면 맥박도 높아진다"면서 "자세나 맥박을 낮추고 평소 루틴대로 들어가야 한다"며 "오늘 아침 윤지와 함께 경기장으로 오면서 첫 바퀴는 천천히 타라고 이야기했는데, 원래 그게 처음엔 맘대로 안된다"고 전했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세 번째 패럴림픽에 도전 중인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좌식 7.5㎞ 경기에서 10위에 올랐다. 두 번의 사격에서 목표로 했던 '만발'에 성공했지만, 뒷심이 아쉬웠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은 사격이 잘되면 주행이 안되고, 주행이 잘되면 사격이 안되는 힘든 종목이다. 사실 나도 몸에 힘을 빼는 게 쉽지 않았다. 3번째 패럴림픽인데 10년 만에 좀 빠졌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바이애슬론이 그만큼 어렵다. 주행 후 사격을 '만발'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며 "맥박을 올린 상태에서 사격에만 집중하는 게 쉽지 않다. 윤지는 바이애슬론 훈련을 한 지 길어야 2년인데 대단한 것"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내일(8일) 몸에 힘을 빼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한 신의현은 8일 바이애슬론 개인 12.5㎞에 나서는 김윤지를 향해 "혹시라도 조바심을 느낄 수 있는데 절대 그럴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김윤지가 동·하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만 9개를 딴 마스터스와 2파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던 신의현은 "윤지가 첫 사격만 잘했으면 주행 기록상 1등이다. '만발'했으면 무조건 금메달이고, 한 발만 더 맞췄어도 거뜬히 3위"라고 강조했다.

신의현은 "사격에 조금만 더 집중하면 된다. 윤지가 빨리 시상대에 오르면 좋겠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다음 경기는 더 편안하게,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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