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회 세계여성의 날…여성 고용률은 역대 최고
성별 임금격차 OECD 1위…여성 임금은 남성의 70%
여성 저임금 노동 비율 두 배…유리천장지수도 하위
정부, 내년 임금공시제 도입…"공시제만으로 한계"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꾸준히 늘면서 여성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임금과 일자리 질 측면에서는 성별 격차가 여전히 선진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뉴시스가 '제118회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주요 노동시장 지표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는 여성 고용의 양적 확대와 질적 격차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15~64세 여성 고용률은 62.1%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후반은 2016년 남성을 추월한 이후 격차를 유지하면서 74.5%를 기록했고, 30~34세 역시 73.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결혼·출산·육아로 30대 고용률이 낮아지는 고질적 현상인 이른바 'M자형 커브'도 완화됐다. M커브의 최저점인 35~39세 고용률 역시 2022년 이후 가파른 증가로 전환하면서 68.9%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성별 격차는 여전히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0.7%로, 회원국 38개국 평균(11.0%)을 크게 웃돌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약 70% 수준에 그친다는 의미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도 한국은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2년 연속 OECD 29개국 중 29위 '꼴찌'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야 한 계단 올라선 28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격차 배경에는 여성 노동자의 저임금 일자리 집중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기준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남성이 11.1%인 반면 여성은 23.8%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서비스·돌봄·판매 등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직종에 여성 고용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즉 통계상 여성고용률이 늘어났지만 저임금 저숙련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되면서 성별 격차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2027년부터 '성별임금공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공기업 등 의무공시 대상에 더해 5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여성단체들은 공시제가 필요하지만, 실효성을 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의 많은 여성들이 100인 미만과 5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돼 있고, 5인 미만 사업장과 플랫폼에 고용돼 노동자성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공시제가 성차별 구조를 깨뜨리는 도구가 되려면 50인 이상 기업까지 확대해야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도 "단순한 공시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공시 결과가 미흡한 기업에 대해 공공조달 계약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반대로 성평등 수준이 높은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 실질적으로 기업을 유인하거나 책임을 지도록 하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