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日 곰 습격 잇따라…한국 반달가슴곰은 안전할까

기사등록 2026/03/08 09:00:00 최종수정 2026/03/08 09:02:29

국내 서식 곰 96마리…日 5만6000마리 집계

10년간 탐방객 3200만명인데 곰 목격 12건

한국·일본 서식 종 달라…日 불곰, 연어 육식

韓 인명피해 1건뿐…벌꿀 피해 84% '대다수'

법정 탐방로 10m 내 곰 만날 확률 0.44%

[세종=뉴시스] 반달가슴곰. (사진=환경부 제공). 2024.10.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곰 출몰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곰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일본보다 개체 수가 훨씬 적고 종도 달라, 일본 사례와 같은 수준의 우려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야생동물인 만큼 곰과 마주치는 상황이 없도록 정해진 탐방로 이용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8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최근까지 확인된 수만 96마리입니다. 지리산에 93마리, 덕유산에 3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에서 불곰(에조불곰)이 약 1만2000마리, 반달가슴곰(일본아종)이 약 4만4000마리 서식한다는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우수리아종)은 그 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곰을 목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 10년(2016~2025년)간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에서 반달가슴곰을 목격했다는 신고 중 12건 만이 실제 곰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기간 지리산을 찾은 탐방객이 3200만명이니 확률적으로도 낮은 수준입니다.
[세종=뉴시스]일본과 한국에 서식하는 곰종에 대한 분류다.(사진=국립공원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욱이 일본에서 인명 피해를 일으킨 곰과 우리나라 곰은 서로 다른 종입니다.

우리나라의 반달가슴곰은 우수리아종으로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부 지역에 서식합니다. 일본의 반달가슴곰은 일본아종으로 일본 혼슈, 시코쿠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는 없고 일본에 서식하는 불곰(에조불곰)이 연어나 송어와 같은 동물성 먹이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곰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공식 집계상으론 1건이지만,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

지난 2024년 전남 구례군 한 야산에서 새벽에 버섯을 채취하고자 절벽에 붙어 있던 주민이 반달가슴곰을 보고 놀라 막대기를 휘두르다 넘어져 상해를 입은 사례가 있습니다.

국내에선 집계된 곰에 의한 피해는 벌꿀 피해가 대부분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벌꿀 피해 497건(84%), 기타 피해(과수·가축 등) 97건(16%) 등 총 594건이 접수됐습니다.
[삿포로=AP/뉴시스]불곰 한 마리가 일본 북부 삿포로의 들판을 달리고 있는 모습. 2025.01.03

다만 야생동물은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기에 곰과 마주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안전을 위해 정해진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탐방로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곰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달가슴곰 위치데이터 3만여건(2014~2023년)을 분석한 결과 법정 탐방로 주변 10m 이내에서 반달가슴곰이 활동한 경우는 0.44%뿐입니다.

하지만 법정 탐방로 주변 100m 이내로 멀어질 경우 3.1%로 확률이 올라갑니다.

산에서는 직선거리 수백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크고 작은 능선을 넘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탐방로만 이용한다면 곰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국립공원공단은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곰과의 조우를 예방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대표적인 장치가 '베어벨'입니다. 탐방로 주변으로 곰이 접근하지 않도록 종을 울려 곰이 사람을 인지하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일본 중부산악국립공원 가미코치 탐방로에 설치된 베어벨이다. 2025.09.02 char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의 경우 이미 탐방로 곳곳에 베어벨을 설치해 곰의 접근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지난해 지리산국립공원 연하천대피소~세석대피소 구간 10곳에 베어벨이 설치됐습니다.

올해엔 세석대피소~천왕봉 구간 등 지리산국립공원 종주능선을 중심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우선적으로 지리산 고지대 탐방로에 베어벨을 설치하고, 이후 덕유산 도입 여부도 살펴볼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지난 2018년엔 지속적으로 탐방로에 출현해 먹이를 받아먹는 곰 2마리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봄을 맞아 지리산을 찾았다면 안전한 산행을 위해 탐방로에 설치된 '베어벨'을 울려보면 어떠실까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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