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라슬로 신작 '죔레는 거기에'…외국어 첫 번역은 한국어

기사등록 2026/03/08 09:00:59
[스톡홀름=AP/뉴시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헝가리, 71)가 7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 그랜드홀에서 강연하고 있다. 라슬로는 지난 10월 9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노벨상 강연은 노벨 주간(12월6일~12일)에 맞춰 수상자가 거치는 의례이다. 2025.12.08.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크러스노호르커이 라슬로의 신작 장편 '죔레는 거기에'(은행나무)가 국내에 출간됐다.

이 소설은 2024년 헝가리에서 발표된 작품으로, 헝가리어 원전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됐다. 외국어 번역본 가운데서도 한국어판이 최초다.

소설은 극단주의가 확산된 사회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작품에는 '헝가리 근위대', '고대 헝가리교', '세계민족 인민주권당'등 현실의 헝가리 극우 세력을 떠올리게 하는 단체들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어느 날 요제프의 집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요제프에게 자신들의 계획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며 폭력을 동원해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 요제프는 이에 저항하지만 사건에 휘말리면서 수사기관에 붙잡히게 된다.
요제프의 곁에는 늘 개 '죔레'가 함께하지만 체포 이후 둘은 떨어지게 된다.


[서울=뉴시스] '죔레는 거기에' (사진=은행나무 제공) 2026.03.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라슬로 특유의 문체 역시 작품 전반에서 드러난다. 그는 마침표를 최소화하고 긴 문장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인물의 의식 흐름과 세계의 불안을 집요하게 묘사한다.

라슬로는 과거 '내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인간의 몰락과 어리석음, 그리고 그 어리석음이 불러온 엄청난 위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품 역시 혐오와 극단주의, 그리고 이를 심화시키는 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라슬로를 선정하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종말론적 공포의 한가운데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해 주는 강렬하고도 예언적인 작품 세계"라고 평가했다.

번역을 맡은 김보국은 "지역, 인종, 정치, 세대 등 각종 구분 속에서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던지는 대가의 울림"이라며 "한국 사회에서도 혐오와 정치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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