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도 한강뷰 배정"…소셜믹스 법제화, 정비사업 '갈등 불씨'

기사등록 2026/03/08 10:00:00 최종수정 2026/03/08 10:10:24

與, 도정법 개정안 3월 처리 방침…공포 후 6개월 뒤 시행

'재산권 침해' 반발 있지만 "소셜믹스 진화과정" 관측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2025.12.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여당이 도시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 임대주택의 동·층·호수를 공개 추첨으로 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안 대안을 3월 임시국회 중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달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임대주택 공개추첨 제도는 단지 내 어느 동·호수를 임대주택으로 배치할지 무작위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임대주택이 저층이나 별도 동 등 선호도가 낮은 위치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대신 조합에는 용적률 완화 혜택을 주고, 단지 내에서 분양과 임대를 섞는 '소셜믹스(사회계층 통합)'를 유도하는 취지다.

그러나 법적 강제 규정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경우 소셜믹스 기준을 위반하면서 20억원을 '현금 기부채납' 페널티를 물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공개 추첨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9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공개 추첨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를 규정했다.

다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이 같은 벌칙조항은 빠지고 '공개추첨 확인 이후 지자체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 결정'으로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됐다. 사실상 공개추첨을 완료하지 않으면 인가를 받을 수 없도록 절차를 강화한 것이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된다.

정비업계에선 조합원의 사업성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동일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과 층수에 따라 자산 가치가 수억원씩 차이 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책 수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특히 한강 조망권이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강 조망권 단지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한강 조망권 단지의 임대주택 배치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한강변 고급 아파트에 임대가 왜 필요하냐"고 지적했고, 다른 누리꾼은 "임대 세대는 돈 안 내고 한강뷰 혜택만 받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번 규제가 사업 중단이나 장기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등 사업비가 늘어나 결국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갈등이 있더라도 소셜믹스 정책 자체는 점차 정착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도시정비실장은 "불과 10년 전 준공된 아파트만 해도 외관으로 분양과 임대가 구분됐지만 요즘엔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며 "(소셜믹스가) 사업성에 부담이 되는 측면은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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