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반대·트럼프 거부권 등으로 결의안 발효 가능성은 낮아
공화당 의원들 결의안은 반대, 병력 파병에는 일부 부정적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픠 행정부가 지난달 28일 전격적으로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이후 5일째인 4일(현지 시각) 미 상원에서 전쟁의 확대 여부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AP 통신은 “미국이 명확한 출구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채 중동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분쟁에 대한 의회의 이례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진행될 ‘전쟁 권한 결의안’ 표결은 의원들에게 추가 공격이 감행되기 전 의회의 승인을 요구할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이 결의안은 의회의 승인이 없을 경우 미군이 분쟁 지역에서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행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통과에 과반수가 필요한 상원에 이어 5일 하원에서 통과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의안을 발의한 팀 케인 상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모든 상원의원은 우리 아들딸들을 이란과의 분쟁에 보내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이 이미 6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고 더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은 이 위험하고 불필요한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찬성표를 던져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통령은 공식적인 전쟁 선포 없이도 군사 행동을 개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의회는 적대 행위가 시작된 후 48시간 이내에 통보받아야 한다.
의회는 1973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베트남 전쟁 수행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군사력 사용 승인(AUMF) 또는 공식적인 전쟁 선포 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하고 6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1년 이후 역대 정부들은 9·11 테러 이후 제정된 군사력 사용 승인 결의안(AUMF)을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력 사용의 정당성 근거로 삼아왔다.
이번 이란에 대한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은 의회에 대한 통보없이 시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본회의 연설에서 “오늘 모든 상원의원,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각자 어느 편에 설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에 지친 미국 국민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와 피트 헤그세스가 우리를 또 다른 전쟁으로 몰아넣는 것을 용인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4일 전쟁이 8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4∼5주보다 긴 것이다.
존 버라소 상원의원(공화·와이오밍)은 공화당 의원들은 전쟁 권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하는 민주당의 행위가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란의 국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트럼프의 행보를 방해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결의안에 반대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병력 파병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3일 의회 비공개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빌 캐시디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국민들이 지상군 파병을 원할 것 같지는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그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강조하는 선택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인디애나)은 4일 성명에서 “미국이 전쟁에 참전한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대통령의 군사적 선택권을 제한한다면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결의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표결은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의 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케인 의원은 “누구도 숨어서 대통령에게 헌법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모두가 이 전쟁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공화·오클라호마)은 “전쟁은 언제나 추악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를 공격하려 했던 정권을 제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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