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여자 아시안컵 참가…흘러내리는 히잡 고쳐 쓰기 바빠
이란 여자대표팀은 2일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치른 한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이란은 조 최하위(승점 0·골 득실-3)로 밀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8위인 이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21위)을 상대했다.
이번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해 큰 혼란에 빠졌다.
또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전역이 화약고로 변했다.
경기 전 이란 공습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감독은 "우리는 대회를 치르기 위해 왔다. 경기에 관한 질문만 받겠다"며 말을 아꼈다.
AFC도 경기 관련 질문에만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은 히잡을 쓴 이란 여자 선수들은 아시아 강호인 한국을 상대로 고전했다.
그마저도 전반에는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후반 교체 카드를 통해 3개를 시도했지만 한국 골문을 열기엔 약했다.
반면 한국은 80%가 넘는 점유율로 이란을 가둬놓고 두드렸다.
무려 33개 슈팅이 쏟아졌고, 이 중 상대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11개나 됐다.
단 3개밖에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로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이란은 전반에 부상자가 나오는 악재 속에 힘겨운 사투를 이어갔다.
한국의 파상공세에 몸을 던졌고, 흘러내리는 히잡을 고쳐 쓰기에 바빴다.
자파리 감독도 경기 후 완패를 인정했다. 그는 AFC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 중 하나라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며 "한국이 경기를 더 잘했다. 우리는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란 공습 여파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란 여자대표팀은 오는 5일 개최국 호주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란이 호주를 넘긴 어려워 보인다.
이란의 승부처는 8일 예정된 조별리그 최종전 필리핀과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12개 팀이 4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와 조 3위 중 상위 2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 팀을 가린다.
이란이 필리핀을 잡으면 조 3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여자 아시안컵은 준결승에 진출한 4팀과 8강 탈락한 팀들이 펼치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살아남은 2팀이 2027 여자월드컵 본선 티켓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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