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물 건너가나…美·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표류 위기

기사등록 2026/03/01 16:52:38

美·이스라엘, 제네바 핵협상 끝난지 이틀 만에 공격

유엔 총장·유럽 국가들 협상 재개 촉구…기약 없어

전문가 "협상에 관한 각국 입장 처음부터 크게 달라"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새벽 2시반경(미국 동부 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8분 분량의 영상을 올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시작됐음을 밝히고 있다.(출처: 트루스소셜) 2026.02.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전개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도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공습을 통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이로써 37년간 이어져 온 하메네이의 이란 철권통치는 하루아침에 막을 내렸다.

이란이 주변국 미군 군사 기지에 반격을 가하는 등 보복에 나서면서 추가 핵 협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이란과 협상 중 기습 공격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이어오던 중 발생했다. 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핵 협상을 진행한 지 이틀 만이다.

당시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다소 완화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과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술팀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을 중재해 온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지난 27일 미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합의를 향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이 "폭탄을 만들 핵물질을 절대, 결코 가지지 않을 것"에 동의했으며, 이를 "큰 성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부사이디 외교장관은 "평화 합의가 손 닿는 곳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공격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 협상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기습 공격에 앞서 "그들이 협상하는 방식에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 대표단은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고 말했지만 미국 대표단이 이란 밖으로 완전히 반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나브=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파괴된 여자 초등학교에서 희생자를 수색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이 공격으로 학생 51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나브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6.03.01.
◆ 핵 협상 재개 불투명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및 이란의 주변국을 상대로 한 보복 공격을 규탄하며 핵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 3국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란 핵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3개국은 이란의 중동 주변국 공습을 규탄하고, 이란 지도부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 충돌하면서 핵 협상은 기약 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전문가인 마르쿠스 슈나이더 프리드리히 에버하르트 재단 연구원은 이란 핵 협상에 대해 "각국의 입장이 처음부터 크게 달랐다"며 "근본적인 생각이 달라 성공할 수 없었다"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것은 완전한 항복에 가까웠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슈나이더는 미국이 이란 정권의 본질과 성격을 오판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대규모 군사력 증강에 이란이 굴복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념에 기반한 이란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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