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재난 겪었는데…국민 10명 중 1명 "재난 대비 됐다"

기사등록 2026/03/01 09:00:00 최종수정 2026/03/01 09:08:26

한국행정연구원 '2025년 재난안전 정책수용성 조사'

"재난에 대비돼 있다" 응답률 1년 새 20.1%→12.8%

"현재는 미흡하지만, 앞으로 대비할 것" 응답 늘어

[세종=뉴시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6월 5일부터 7월 4일까지 국민 4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재난안전 분야 정책수용성 조사' 결과. (자료=한국행정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스스로 재난에 대비돼 있다고 느끼는 국민이 10명 중 1명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산불을 비롯해 대형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재난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정작 자신이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보는 비중은 줄었다.

29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6월5일부터 7월4일까지 국민 4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재난안전 분야 정책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는 재난에 대비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8%에 그쳤다. 이는 2024년 20.1%에서 7.4%p(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반대로 "대비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78.9%에서 87.2%로, 8.3%p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나는 1년 이상 재난에 대비해왔으며 항상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10.7%에서 5.7%로 감소했고, "최근 1년 전부터 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도 9.4%에서 7.1%로 낮아졌다.

현재는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느끼지만, 앞으로 대비를 시작하겠다는 응답은 크게 늘었다. "나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1년 이내에 대비를 시작하겠다"는 답변은 32.4%에서 44.7%로 12.3%p 늘었고, "향후 6개월 안에 대비를 시작할 계획"이라는 답변도 21.4%에서 25.6%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영남권 산불,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등 대형재난을 잇따라 겪으면서 '재난에 대비돼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은 사라지고, 재난에 대비할 필요성을 체감하는 인구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들을 알고 있어도, 실천으로 옮기는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비상대비용품 구비하기'의 경우 응답자 83.4%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를 구비하고 있는 비율은 42.8%에 그쳤다. '대피경로 파악하기'의 경우에도 73.2%가 필요하다고 봤지만, 실천하는 비율은 57.7%에 그쳤다.

그나마 가장 높은 실천율을 보인 활동은 스마트폰 등을 통한 '재난 알림 및 경고 확인'(72.8%)이었는데, 이마저도 전년(77.8%)보다 5%p 하락했다.

한편 정부의 재난안전 정책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안전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5점 만점에 3.6점으로, 2024년(3.24점)보다 0.36점 상승했다. 재난안전 정책을 지지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실현 가능성(34.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효과성(30.2%), 중요성(21.7%), 형평성(6.9%) 순이었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비용 부담 의사를 조사한 결과, 풍수해 대책보다는 폭염 대책에 더 적극적인 지불 의사를 보였다. '폭염 종합대책'을 위해 매년 추가로 납부할 의사가 있는 주민세는 평균 6931원으로, 지난해 풍수해 안전대책(6450원)보다 481원 더 많았다.

폭염 대책과 관련해 납부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응답은 22%로, 풍수해 대책(27%)보다 낮게 나타났다. 풍수해보다는 폭염에 대한 경각심이 더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기후변화로 고위험 재난이 더욱 잦아지는 만큼, 개인의 재난 대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심화와 재난 취약성 증대로 인해 2025년 3월 발생한 영남권 대형 산불과 같은 고위험·고불확실성 재난이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민 스스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재난 대비 방법을 홍보해서 인지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이행하기 쉬운 방법을 우선적으로 홍보해 이행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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