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다움은 겹겹의 시간"…서울문화재단, 예술 생태계 재설계한다

기사등록 2026/02/26 16:20:38 최종수정 2026/02/26 16:37:51

서울문화재단, '10대 핵심 과제' 발표

'서울형 예술지원 3.0'으로 패러다임 전환

[서울=뉴시스]26일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서울연극창작센터에서 글로벌 문화재단 도약을 위한 2026년 10대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6000년 도시 서울에 겹겹이 쌓인 역사가 있습니다. 불교와 유교, 기독교를 포함한 오래된 문화가 다 섞여있고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중일 관계, 빨리빨리 문화 등 다양한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것이 서울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26일 서울 성북구 서울연극창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다움'을 보여줄 10대 혁신과제를 발표하면서 서울다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예술의 깊이', '라이프스타일', '글로벌 문화도시'라는 3대 전략 아래 10대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예술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선언이다.

◆'지원금' 넘어 '유통·홍보' 강화…지원 패러다임 전환

가장 큰 변화는 창작 지원금의 단발성 지원을 넘어서는 '서울형 예술지원 3.0' 모델의 구축이다.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적 실험을 뒷받침하는 직접 지원과 더불어 시민과 예술가들이 직접 만나는 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정보 및 큐레이션·축제 연계·시상 및 인증·우수작 연속 지원 등 간접 지원을 강화한다.

먼저 예술활동 경력에 따라 대상을 나누고 작품 규모에 맞춘 지원금을 지급한다. 공연 분야의 경우 최대 지원금을 전년도 3500만원에서 올해 4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우수 작품 재발표 지원'을 신설해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는 지속적인 창작 레퍼토리 발전을 도모한다.

아울러 기초예술 분야 유일의 공공 시상 제도인 '서울예술상'은 '인증-유통-확산'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으로 고도화된다. 올해 4회를 맞는 이번 시상에서는 공공 지원금 없이 자생적 노력으로 발표된 우수 작품을 발굴하는 '스팍 포커스상'과 기초예술 발전과 장인 정신을 가지고 헌신해온 '공로상'이 신설되며, 장르별 20여 개 우수 작품을 선정해 총 2억3000만원 규모 시상을 진행한다.

또한 원로 예술가의 창작 경험과 예술 유산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마스터피스 토크'를 확대하고 김광보, 김아라, 김우옥, 이성렬, 한태숙 등 공연계 대표 연출가의 작품을 조명하는 '쿼드, 연극의 질문들(가칭)'을 기획할 예정이다. 예술정보포털 '스파크'에서는 서울의 기초예술 작품을 관객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소개한다.

강원·부산·전북·충남·충북 등 광역지자체 문화재단과 협약을 맺어 서울과 지역 간 예술 유통의 물꼬를 트고 상생을 도모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26일 서울문화재단 2026년 10대 혁신과제 발표를 위해 송형종 대표이사가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예체능대 졸업생 이탈 막는다"…창작 인큐베이션 가동

재단은 2000여 명의 청년예술인을 대상으로 예술계 진입부터 기반 형성, 성장과 활동, 발표와 확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성장 경로로 설계한 '창작 인큐베이션' 체계를 가동한다. 이들이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지난 1월 '서울 커넥트 스테이지'가 첫 선을 보였다. 예체능 계열 대학 졸업생 7만4064명 중 개인 창작 활동을 지속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졸업생은 약 1만4000명 수준(2024년 기준)으로, 전체의 약 18%에 불과하다. 재단은 이러한 현실에 주목해, 졸업을 앞둔 예비 예술가들의 꿈과 현실의 간극을 이어주기 위한 지원 모델로 '서울 커넥트 스테이지'를 신설했다.

사업에는 연극·무용·전통 3개 장르 27개 팀(16개 대학, 169명)이 참여했다. 선정된 예비 예술가들은 재단이 운영하는 전문 공연장과 연습실을 비롯해 최대 500만 원의 공연료, 통합 홍보와 네트워킹, 전문가 멘토링, 관객 및 전문가 리뷰 등 공연 과정 전반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또한 재단은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청년예술청'을 중심으로 활동 인프라도 강화한다. 연간 1000여 명의 청년예술인을 대상으로 공연장, 전시장, 연습실, 회의실 등 공간 무료 대관을 비롯해 법률, 세무, 홍보, 기획, 계약 교육, 전문가 코칭과 선배 멘토링, 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종합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예술인의 성장 및 활동 지원을 위한 'K-아트 청년창작자 지원' 사업도 새롭게 추진된다. 서울 시비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비가 매칭된 신규 사업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울 거주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 10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연간 총 900만 원의 창작활동비를 지급한다.

◆72일간의 대형 축제와 권역별 '장르 나누기'

재단의 공간 활용 전략은 '집중'과 '대형화'로 요약된다.

이에 기존의 파편화된 공간 운영을 탈피해 권역별 특화 거점을 구축한다. 대학로를 연극 중심의 '다시 대학로' 거점으로 묶고, 서부권(무용), 서남권(시각예술), 동남권(음악) 등 장르별 전문성을 분산 배치해 집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서울=뉴시스]26일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이사가 재단 2026년 10대 혁신과제와 신규 브랜드 슬로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연극센터, 대학로극장 쿼드 등 공공 시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20개 민간 소극장을 지원하는 '서울형 창작극장'을 신규 운영해 창작부터 발표까지 전 과정을 뒷받침한다.

서북권은 무용 분야 거점으로 특화된다. 서울무용센터 등을 중심으로 은평·마포 등 자치구문화재단 및 민간 축제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해외 안무가 초청 워크숍 등을 통해 글로벌 무용 교류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서남권은 금천예술공장을 주축으로 서서울미술관, 금나래갤러리 등 공공 및 민간 공간이 참여하는 '금천 미술거점(가칭)'을 론칭해 기획 전시와 시각예술 생태계를 종합 지원하여 집적 효과를 노린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기초예술 축제 '서울어텀페스타'는 운영 기간을 72일로 대폭 연장했다. 재단 지원금을 받은 선정작들이 이 기간에 집중되며, 2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올려 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목표다.

24년 역사의 도심 축제인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올해부터 무대를 한강으로 옮긴다. 여의도에서 잠실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에서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아트레킹'을 운영하는 등 한강을 글로벌 예술무대로 재구성한다. 더불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노들섬, 서서울호수공원 등에서 가족 대상 특화 예술축제인 '축제 봄봄(가칭)'을 신설해 사회적 고립 완화에 나선다.

◆청년문화패스 60억 원 증액…시민 주도 예술 생태계 구축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술 생태계 조성 방안도 내놨다. 잠재 관객 개발을 위한 '서울청년문화패스' 지원 규모를 기존 38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증액한다. 또한 시민 참여형 후원 모델인 온라인 개인 후원 플랫폼 '감동잇기'를 론칭하고, '서울시민예술학교'를 참여형 교육 모델로 개편해 시민의 예술 활동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

글로벌 도약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한중일 3국 청년예술 교류 네트워크인 'NEW BeSeTo(뉴 베세토)'를 추진하고, 3월 중 몬트리올 예술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방위적 예술 유통 협력에 나선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융합예술 분야의 성과를 조명하는 '서울융합예술상(가칭)'을 신설, 오는 9월 열리는 '언폴드엑스 2026'에서 첫 시상식을 개최한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10대 혁신 과제는 예술의 깊이를 축적하고 시민의 일상 속 예술 경험을 확장하며 서울의 글로벌 위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실행 로드맵"이라며 "조직 고도화를 마친 재단은 세계 속 서울의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문화재단으로서의 사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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