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사내이사 사임에도 갈등 여전
상법개정안 '집중투표제' 의무화, 장기적 부담
'형' 조현식 전 고문, 연대시 이사회 입성 가능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사내이사를 사임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가족간의 분쟁과 갈등은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주주연대가 정관 개정을 비롯해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하면서 3월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이 예상된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이뤄짐에 따라 장기적인 경영권 분쟁도 예고되고 있다. 갈등을 빚고 있는 형 조현식 전 고문이 원할 경우, 이사회 입성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입장표명문을 통해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 사임은 자발적 결단이 아닌 사법 판단 이후 이뤄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조현범 사내이사의 사임 건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박종호 각자 대표이사에서 박종호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이에 회사 측은 "최근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주연대는 "가족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이사 보수 의결 과정이 법원으로부터 위법 판단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며 "조 회장의 사임은 결국 법원의 판단이 현실에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주주연대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업무 관련 중대한 범죄 확정 시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 개정안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유니스 경희 전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주목할 부분은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의 건'이다. 이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2차 상법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다른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3월 정기주총서 집중투표제와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안으로 올리고 있다.
집중투표제란 주총에서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예컨대 주총에서 이사 6명을 뽑는다면 1주를 가진 주주는 총 6표를 행사할 수 있고, 이 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에는 과거 지분 다툼을 벌였던 형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 전 고문이 차후 이사회 입성을 노린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고문의 지분은 18.93%이며, 조 회장의 경영 승계에 반발해 온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10.61%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7.24%에 달해 경영권을 박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두 사람이 힘을 합칠 경우,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은 현 경영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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