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중 AI 패권 틈새 공략…빅테크 투자 이끌어

기사등록 2026/02/21 19:27:58 최종수정 2026/02/21 19:36:24

미·중 경쟁 속 '공공재 AI' 내세워 전략적 자율성 강화

릴라이언스·아다니 수천억 달러 투자

글로벌 빅테크도 협력 확대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CNBC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을 계기로 인도 내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잇따라 발표됐다. 사진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2026.02.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인도가 '전략적 자율성'을 기조로 인공지능(AI) 외교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21일(현지 시간) CNBC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을 계기로 인도 내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잇따라 발표됐다.

인도의 IT 대기업 릴라이언스는 데이터센터와 기타 인프라에 1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아다니 그룹도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기업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글로벌 사우스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오픈AI와 AMD는 인도의 타타그룹과 협력해 AI 역량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스톤도 인도 AI 인프라 기업 네이사의 6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엔비디아 역시 인도 내 유망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 등 글로벌 AI 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도는 미국처럼 선도적 AI 플랫폼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도, 중국처럼 희토류와 데이터 통제력을 기반으로 한 국가 주도 모델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대신 AI를 '공공재'로 규정하며 개발도상국의 활용과 접근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서밋 연설에서 AI를 핵에너지에 비유하며 "방향성을 잃으면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AI가 지금 당장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 기간 인도는 미국 주도의 AI·반도체 공급망 협력 구상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 합류했다. 또 프랑스, 브라질 등과 방위·에너지·핵심 광물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중견국과의 협력 기반도 넓혔다. 이는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외교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술 협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도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엔지니어링 인재 측면에서 인도는 AI 모델 개발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딥시크(DeepSeek) 모멘트'와 같은 돌파구가 인도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 리서치 회사 가브칼의 우디트 시칸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도가 눈길을 끄는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사업 환경의 구조적 제약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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