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美'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될 듯…관세 협상 부담 가중

기사등록 2026/02/21 14:33:35

301조, 美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 판단시 관세 등 보복조치 가능케 해

실제 1월 쿠팡 투자자가 301조 근거 美USTR에 조사 요청해

USTR, 韓의 약값·디지털규제·식품·농산물 등 조사 나설수도

[워싱턴=AP/뉴시스]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내리자, 트럼프 행정부는 무효가 된 관세 조치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한국도 조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6.02.21.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내리자, 트럼프 행정부는 무효가 된 관세 조치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한국도 조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쿠팡 논란 등을 지목해 한국이 자국 기업을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문제 삼아 왔는데, 이를 명분으로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대두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조치 위법 판결과 관련 조사를 시작하겠다면서, 조사 대상은 대부분 주요 무역 상대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이익이 되도록 세계 무역 체제를 재편해 온 성공적 노력 가운데 한 요소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우리가 이룬 중대한 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정책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다수 무역 파트너와의 협상 합의 지속을 위해 "1974년 통상법 제 301조에 따라 다수 무역 상대국의 정당하지 않고 불합리하며 차별적이고 과도한 행위·정책·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대상에 "대부분 주요 무역 상대국이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조사 대상인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는 한국 등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무역 적자는 약 564억 달러(약 81조7000억 원)에 달했다.

그리어 대표는 301조 관세 조사가 "산업 과잉 생산 능력,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관행, 미국 기술 기업 및 디지털 상품·서비스에 대한 차별(규제), 디지털 서비스세, 해양 오염, 수산물·쌀·기타 제품 무역 관련 관행 등 우려 사항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성명은 밝혔다.

특히 "우리는 제301조 법령의 실질적·절차적 요건을 준수하면서 신속한 일정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조사 결과 불공정 무역 관행이 확인되고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는 활용 가능한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앞서 이날 미국 연방대법원 6대 3 의견으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IEEPA가 보장하는 수입규제에 관세 부과 조치가 포함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1심, 2심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IEEPA를 근거로 휘두른 대대적인 관세 조치는 무효화된다.

지난해 4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용한 상호관세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펜타닐 유입 명목으로 부과한 관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브라질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부당하게 탄압한다며 부과한 50% 관세도 여기 포함된다.

다만 IEEPA와 관련이 없는 무역확장법 232조나 통상법 301조 등에 따른 관세 정책은 계속 유지된다.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등 주요 품목관세에는 영향이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직후 무역법 122조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24일부터 100일 간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조치는 15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10% 관세만 부과할 수 있어, 기존 상호관세 조치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치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일본 등과 기존에 합의했던 관세 수준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USTR은 청원서 접수 후 45일 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6.02.21. kgb@newsis.com

특히 앞서 지난달 쿠팡의 미국 투자회사인 그린옥스, 알티미터 등이 한국 정부는 미 기업인 쿠팡을 상대로 차별적 대우를 했다며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USTR에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기존 관세가 무효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구실 삼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기업 외에도 식품, 농산물, 의약품 등도 조사 대상이 될 공산이 있다. 한국의 관세 및 무역 협상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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