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서 우상 최민정 제치고 '금빛 질주'
부모님 선물한 금목걸이 분실 '액땜'…두 번째 금목걸이 걸고 '2관왕'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 3개 획득은 심석희 이후 12년 만
혼성계주 충돌 탈락 아픔 딛고 3000m 계주 이어 1500m도 제패
김길리는 21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최민정(성남시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1000m 동메달에 이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멀티 메달을 수확했던 김길리는 1500m까지 제패하며 한국 첫 대회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3개 이상의 메달을 딴 여자 선수는 2014년 소치 대회 심석희(금1·은1·동1개) 이후 12년 만이다.
눈물로 시작한 2004년생 김길리의 첫 올림픽은 '해피엔딩'이 됐다.
여자대표팀 막내 김길리는 이번 대회 첫 메달레이스였던 혼성 2000m 계주에서 충돌로 넘어지는 악몽을 겪었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커린 스토더드(미국)가 넘어지면서 뒤따라오던 김길리를 덮쳤다.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은 피했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한 김길리는 경기 후 펑펑 울었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그는 결승선을 2바퀴를 남기고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를 달리던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이후 김길리는 1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마음의 짐을 털어낸 김길리의 질주는 여자 1500m에서도 계속됐다.
준준결승과 준결승을 모두 여유 있게 통과한 그는 결승에선 대표팀 선배이자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최민정을 막판에 따돌리면서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길리는 첫 올림픽을 앞두고 부모님에게 선물 받은 오륜기 모양의 금목걸이를 분실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라는 응원의 의미였던터라 상심이 컸다.
지난해 10월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2차 대회가 열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잃어버린 김길리는 한국에 돌아와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를 다시 맞췄다.
그리고 이는 김길리에게 남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여자 계주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관왕 욕심을 드러냈던 김길리는, '람보르길리'라는 별명답게 멈출지 모르는 질주로 두 번째 금빛 질주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세 번째 시상대에 오른 김길리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그리고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감격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후에는 은메달 최민정, 동메달 스토더드(미국)와 함께 '빅토리 셀피'를 찍으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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