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정부, 세습 귀족 퇴출 법안 발의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만델슨 전 대사의 사퇴를 기점으로 700년 역사의 영국 상원이 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 비선출직인 상원 의원들이 범죄나 윤리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신분과 직위를 유지하는 '준봉건적 시스템'이 현대 민주주의와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영국 상원은 약 850명의 종신 의원으로 구성되며, 입법안에 대한 수정 및 검토권을 가진다. 그러나 만델슨의 사례처럼 공직자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로드(Lord)'라는 귀족 작위와 의원 신분이 유지되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현재 영국 규정상 실형 선고나 품위 손상으로 의원직을 잃더라도 작위 자체를 박탈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특별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는 이에 따라 상원 내 마지막 '세습 귀족' 92명을 퇴출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했다. 정부는 세습 의원직을 "방어 불가능한 과거의 유물"로 규정하고 인적 쇄신을 압박하고 있으나, 기존 의원들의 반발로 일부 의원들을 종신 의원으로 전환해 잔류시키는 타협안이 논의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상원 내부에서는 의원 정년(80세) 도입과 출석 요건 강화 등 자구책을 검토 중이다. 녹색당 등 일각에서는 상원을 폐지하고 선거로 선출되는 '상원(Senate)'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맨델슨 사태가 영국 의회 구조 개편의 기폭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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