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시장점유율 88% 7개사…'담합' 매출 5조8천억 산정

기사등록 2026/02/21 09:30:00

시장 점유율 88%…관련 매출 5.8조 추정

별도 TF 꾸려 집중 조사…인력 확대 검토

사상 첫 조사 종료 브리핑…알 권리 강화

"민생 피해 불공정 행위…법 집행 신속히"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B2B 시장에서 점유율 88%를 차지하는 업체들의 밀가루 담합 의혹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하면 과징금은 최대 1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20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사 7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2026.02.20.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하면서 민생 밀접 분야 담합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사 기간을 대폭 단축한 데 이어, 관례를 깨고 심사보고서 발송 단계에서 공식 브리핑까지 진행하는 등 이례적 대응에 나서며 담합 근절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주요 식료품 시장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21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사 7곳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 행위 사실과 법 위반 여부, 제재 의견 등을 담은 문서로, 심사보고서 발송은 조사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심의 절차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국내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점유율 약 88%를 차지하는 사업자들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6년간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사건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5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됐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과 물량 배분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최종 의결 결과에 따라 대규모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과 관련해 제분사 7곳의 방어권 보장 절차를 마치는대로 최대한 신속히 사건을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19일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를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와 위원회에 제출해 심의 절자가 개시됐다고 밝히고 있다. 2026.02.20. ppkjm@newsis.com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민생 밀접 분야 담합 사건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사례로 평가된다.

통상 담합 사건은 조사 착수부터 심사보고서 발송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지만, 밀가루 담합 사건은 지난해 10월 조사 착수 이후 약 4개월 만에 심사보고서 발송까지 이뤄졌다.

공정위는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담당 과장을 포함한 5명 규모의 별도 TF를 구성하고 집중 조사에 나섰다.

향후 민생 관련 사건 대응 강화를 위해 TF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는 심사보고서 발송 단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식 브리핑이 진행된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심사보고서는 위원회의 최종 의결 전 단계 문서로, 별도 공개나 설명 없이 내부 절차로 처리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국민의 알권리 강화와 사건 처리 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고려해 중요한 민생 사건의 경우 심사보고서 단계에서도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방침을 전환했다.

공정위는 향후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중심으로 심사보고서 발송 단계 브리핑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19. photocdj@newsis.com

이 같은 대응 강화는 대통령의 물가 안정 주문과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서민들이 물가 때문에 고통 받는 것을 줄여야 한다"며 "유통 구조나 비정상적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도 철저히 챙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 상승과 관련해 "왜 식료품만 오르나. 물가라는 것이 담합 가능성도 높지 않은가"라며 "유통회사 몇 군데가 독과점을 하는데,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고 개입하면 상당 정도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설탕 외에도 계란·음료·과자·돼지고기 등 주요 식료품 시장에 대한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과 5월에는 육가공업체, 음료업체들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4월에는 과자업체, 6월에는 산란계협회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번 밀가루 담합 관련 조사에 속도를 낸 점을 고려하면 다른 사건들 역시 빠르게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담합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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