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MS·아마존·메타, 신규 H-1B 신청 80%가 'AI 직무'
WSJ "트럼프,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빅테크, 인재 확보에 부담"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인공지능(AI) 분야에 약 6500억 달러(약 942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를 성과로 연결할 '핵심 인재' 확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 규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정책재단(NFAP) 연구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H-1B 취업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아마존·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인재 확보에 부담으로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이들 기업의 신규 H-1B 신청 가운데 80% 이상이 AI 관련 직무였다.
다만 노동부 승인 건이 곧바로 비자 발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규 H-1B 비자는 연간 8만5000개로 상한이 정해져 있으며, 지난 20년간 수요가 공급을 꾸준히 초과해 왔다. 이에 따라 비자는 추첨 방식으로 배정되고, 상당수 기업이 필요한 만큼의 외국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는 구조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민 고용 확대를 위해 H-1B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대폭 인상했다. 이를 옹호하는 측은 H-1B 제도로 인해 기업들이 시장 평균 이하 임금으로 미국인 대신 외국인을 채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NFAP는 기업들이 대체로 미국 대학 졸업생, 심지어 STEM 전공자들조차 갖추지 못한 특정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내 컴퓨터·정보과학 대학원생의 약 80%, 전기·컴퓨터공학의 75%, 산업공학의 72%가 이민자다. 상당수 H-1B 근로자는 미국 대학에서 대학원 학위를 취득한 뒤 현지에 남아 일하기를 희망한다.
AI 기술이 기본적인 코딩과 IT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들은 단순 인력이 아닌 고급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인도계 상위 7개 기업의 지난해 신규 H-1B 승인 건수는 4573건으로, 2015년 대비 70%,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WSJ은 이를 두고 "미국 기업들이 H-1B를 활용해 보다 고부가가치 영역의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또 "이민 인력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미국의 핵심 비교우위"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H-1B에 막대한 수수료를 부과해 해외 인재 유입 장벽을 높일 경우 혁신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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