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17년 만의 '빅딜'…애경산업 인수가 낮추고 전략 지켰다

기사등록 2026/02/20 13:24:46

투자 컨소시엄 구성해 애경산업 발행주식 인수

컨소시엄 참여한 티투PE, 태광 오너가도 참여

애경산업도 불확실성 속 기업 가치 하락 방어

화장품 및 항공업 투자 등 사업 재편 전환점

[서울=뉴시스]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를 둘러싼 막판 변수를 정리하고 거래를 매듭지었다.  사진은 태광산업과 애경산업 CI. (사진=각 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를 둘러싼 막판 변수를 정리하고 거래를 마무리했다.

치약 리콜 사태로 촉발된 가격 재협상 끝에 인수가를 일부 낮추는 선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투자 컨소시엄(SPC)을 구성해 애경산업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딜을 설계했다.

특히 티투PE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장남과 장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오너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투자 수익이 오너가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가격 협상에서 애경산업 측은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 브랜드 '2080' 치약 리콜 사태와 지난해 하반기 실적 둔화라는 악재가 겹쳤음에도 인수 금액은 기존 4700억원에서 4475억원으로 약 5% 조정되는 데 그쳤다.

225억원가량 낮아지긴 했지만, 대규모 제품 회수와 브랜드 이슈를 감안하면 인하 폭을 제한적으로 묶었다는 분석이다. 일시적 충격일 뿐 기업의 본질적 가치 훼손은 아니라는 논리를 앞세운 결과로 해석된다.

물론 태광 측도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치약 리콜 사태로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이 발생한 만큼, 이를 가격에 반영해 리스크를 줄였다는 점에서다. 태광은 돌발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을 일부 흡수하는 대신 할인 폭을 확보하며 균형점을 찾았다.

이번 인수는 태광그룹이 17년 만에 추진한 대형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석유화학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앞서 코스메틱 전문 법인 실(SIL)을 설립하고 동성제약을 인수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 온 만큼, 태광이 품은 애경산업은 신사업 전환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애경그룹 역시 기업 매각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제주항공 등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두고 '가격은 조정됐지만 틀은 유지한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양사 모두에게 사업 재편의 전환점이라는 의미가 컸다"며 "가격은 일부 조정됐지만 큰 틀의 전략은 흔들리지 않은 절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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