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미등록체류 외국인 단속, 사업주 동의 없으면 위법"

기사등록 2026/02/20 12:00:00 최종수정 2026/02/20 12:18:24

고용업체 동의 없이 현장 진입, 단속 개시

인권위 "적법절차 준수 교육 실시해야" 권고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미등록체류 외국인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고용업체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현장에 진입해 단속을 벌인 것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5일 울산 소재 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에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등록체류 외국인 단속 시 사업주 사전 동의 등 적법절차 준수에 관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해당 사무소 단속반원들이 외국인 고용업체 관계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안전확보 방안도 없이 단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직원들이 부상을 입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임신 중이던 피해자는 긴급 의료조치를 충분히 받지 못한 채 단속 차량에 격리돼 강제 추방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무소 측은 피해자들이 단속을 피해 도주하다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임신부 피해자가 임신 6주임을 밝히고 태아 초음파 사진을 제시하자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 두 곳에서 진료를 거부해 세 번째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태아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네 번째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과 치료를 받게 했다고 사무소 측은 덧붙였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단속반이 방문조사 당시 단속 사실을 고지하는 것과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쫓거나, 업체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단속을 개시한 점을 문제로 봤다. 이는 사전 동의 없는 단속으로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출입국사범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 제10조 제2항은 외국인의 체류 자격을 조사할 때 단속반장이 주거권자 또는 관계자에게 증표를 제시하고 소속과 조사 목적 등을 밝힌 뒤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인권위는 긴급 의료조치 미흡과 강제 추방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사무소 직원들이 여러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시도한 점과 강제퇴거 대상이던 피해자가 귀국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자필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부분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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